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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여행 :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요즘 현빈, 박신혜가 나오는 이 이슈인데, 나도 나름 알함브라 궁전에서의 추억이 있기에 여기에다 끄적여 보려고 한다. 때는 바야흐로 2012년 봄, 우리는 결혼을 앞두고 함께하는 첫 유럽여행에 들떠있었다. 오직 스페인에서만 7박 8일간 머무는 일정이었고, 마드리드-그라나다-네르하-론다-세비야-톨레도-마드리드로 이어지는 안달루시아 중심의 여행이었다. 여행 둘째날 그라나다로 이동하기 전에 마드리드에서 레알 마드리드 축구 경기를 직관하기로 했었는데 경기가 밤 12시가 되어야 끝나는 스케줄이라 하는 수 없이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계획했다. 경기 전에 미리 예매해놓은 티켓을 자판기에서 뽑는 중에 누가 뒤에서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여행 카페에서 많이 봐왔던 소매치기 사례인 것 같아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여행 2018.12.05

Boorrrrng (부릉 in 더카핑, 용인 미술체험)

Boorrrrng부릉 주말마다 이번주는 뭘 하면서 보내나 늘 고민인데 매번 새로운 곳을 찾기가 쉽지않다.이번주에 간 곳은 부릉(Boorrrrng)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장소인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미술체험 놀이시설이다.더카핑(The Carffing)이라는 대형 카페 내부에 있으며 주말에는 사전예약이 필수다. 체험비는 주중 12,000원, 주말 15,000원 30분 단위로 진행되고, 기본물감 3개 제공, 추가물감은 개당 3천원이다. 일단 실내가 예쁘다.사진이 잘나온다.하얀 벽에다 파스텔톤 물감을 마구 칠하고픈 충동을 느끼게 한다. 체험시설은 2개의 존으로 나뉘어져 있고,앞 타임의 체험이 진행중일 때 체험비를 결제할고 이렇게 물감 3개를 고른다.물감색은 모두 파스텔 톤이고, 분홍 주황 노랑 초록 파..

리뷰/놀이시설 2018.11.13

맘마미아! (Mamma Mia!)

맘마미아!Mamma Mia!2008 Meryl Streep / Pierce Brosnan / Colin Firth / Stellan Skarsgard / Amanda Seyfried 왕년의 배우들이 (10년전에) 뭉쳐서 만든 뮤지컬 영화. 동명의 뮤지컬이 워낙 유명하기에 작가는 날로 먹었을 것 같고, 배우들의 노래실력을 보니 캐스팅도 이름만 본 것 같다. 다만 ABBA의 노래는 시대를 초월하여 경쾌하게 흐르기 때문에 작품 전체에 걸쳐 나온 노래들은 한 곡도 빠짐없이 다 좋았다. 며칠이 지나도록 Dancing Queen이 귀에서 자동 반복재생되는 터라 이 영상을 첨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충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메릴 스트립이 패기 넘치던 시절 스쳐 지나갔단 세 남자(제임스 본드, 킹스맨, 셀빅박사) 중..

리뷰/영화 2018.11.13

첨밀밀 (甜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첨밀밀 甜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여명 / 장만옥 태어나서 처음으로 홍콩 여행을 가려다보니 내가 홍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남은 두 달 동안 시간이 나면 홍콩 영화를 한 편 씩 보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 첫 번째 영화는 1996년작인 「첨밀밀」이었다. 오래된 명작을 볼 때의 단점은 나도 모르게 선입견을 갖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첨밀밀」의 경우 당연히 '애틋한 러브스토리'일거라는 기대를 갖고 보게 됐는데 실상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군(여명)은 로맨틱한 매력남이 아니라 찌질한 바람둥이였고, 이요(장만옥)는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여인이 아니라 현실적인 성공을 바라는 여성이었다. 사랑에 목숨을 걸지도 않고, 인간적으로 완벽하지..

리뷰/영화 2018.11.06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석사 구술고사 2018 기출문제

* 운영체제 - TLB 와 Data Cache 중 TLB가 일반적으로 hit rate이 더 높은데, 그 이유는? - FFS(Fast File System)과 LFS(Log File System)의 차이를 설명하라 * 컴퓨터구조 - 64KiB의 4-way Set Associative Cache가 있고, 캐쉬 블럭이 16바이트, Physical Address로 32비트를 사용한다고 할 때 Cache Tag는 몇 비트인가? - Cache의 Cold Miss의 개념은 무엇이고, Cold Miss를 줄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 데이터를 첫 번째 참조할 때 발생하는 miss이며, 줄이는 방법은 없다. - x86-IA32 머신에서 page fault, data cache miss, tlb miss 가 동시에 발생할..

IT/면접 2018.10.21

인생의 연결고리

2014년 9월 20일에 쓴 글입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5-6살 정도가 자신의 가장 오래된 기억일 것이다. 사람의 기억이란게 컴퓨터 메모리와는 달라서, 정확하지도 선명하지도 않지만 다 잊은 것 같은 기억도 어떤 계기로 다시 살아나곤 한다. 나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들을 얘기해보자면, 보조바퀴가 달린 네 발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기억, 일요일마다 두류공원에 테니스를 치러 가던 아버지를 따라 갔던 기억, 그 앞 매점에서 늘 컵라면을 사주셨던 기억, 여름이면 늘 가까운 계곡에서 텐트치고 물놀이 했던 기억...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30대의 젊은 아버지 얼굴이 기억속에서도 희미해져 간다는 사실이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나도 한 달 보름 뒤면 아빠가 된다. 이제는 불금의 강남역보다 주말의..

일상 2014.09.20

오랜만에 쓰는 일기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며 로션을 바르다 문득 손이 멈춘다. 매일 바라보는 내 얼굴이 오늘따라 낯설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거울을 보는 나의 시선은 늘 나의 뺨이나 수염난 턱, 부쩍 자란 머리카락만 향했었지 나의 눈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가만히 앉아 한참이나 내 눈을 바라보았다. 사람이 나이가 들 수록 눈빛이 깊고 그윽해진다고 하는데, 내 눈빛도 어느새 한 가지 색이 아님을 깨닫고 나니 만감이 교차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삼십 여 년을 아둥바둥 살아온 것일까? 삶의 시작은 나의 의지가 아니었지만 삶의 끝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비록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삶이지만 그 속에서 모두들 각자의 의미를 찾아 삶을 꾸려나가게 마련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암묵적으로 장..

일상 2013.12.31

2013 월간 윤종신 콘서트 <구독자들의 선택>

2013 월간 윤종신 콘서트 2013. 04. 13. pm7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2010년 4월부터 매달 1-2곡씩 신곡을 발표했던 프로젝트. 만 3년간 발표했던 마흔 여섯곡을 총정리해보는 콘서트를 열었는데 나름 '애독자'라고 자부했던 나였기에 놓칠 수 없는 공연이었다. 로 시작한 콘서트는 25위부터 1위까지의 차트(?)를 소개하는 가요톱텐 스타일로 진행되었다. 지난 3년간 프로젝트를 열심히 찾아 듣던 시절도, 혹은 몇 달간 잊고 지내던 시절도 있었지만 콘서트에서 한 곡, 한 곡 소개될 때마다 '맞아, 이 곡도 참 좋았었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내가 참 윤종신 음악을 좋아하긴 하는가봉가. 정말 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그중에 팬들이 뽑아준 1,2,3위만 소개하고자 한다. 3위. 이별의 온도 동네 한..

리뷰/콘서트 2013.06.10

윤종신 - 몰린 with 이규호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작년 4월 스페인에서 들었던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가 다시 길거리에서 자주 들리면서 자꾸 스페인에서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피식피식 웃게 되는 요즘이다. 날씨는 그 날씨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기는 그 향기의 주인공을 생각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윤종신은 2010년부터 이라는 이름으로 매달 신곡을 발표하고 있다. 내가 이 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아끼는 이유는 음악도 물론 훌륭하지만 그 계절에, 그 즈음에 들으면 정말 마음이 동하는 그런 곡들을 많이 발표하기 때문이다. 요즘 윤종신 콘서트를 대비하고자 그간 발표했던 곡들을 다시 들어보고 있는데 한 곡씩 듣다가 이 곡에서 재생목록이 멈추고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성시경의 의..

리뷰/음악 2013.03.20

결혼하는 날

2012년 9월 9일 오늘. 결혼하는 날이다.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덜 긴장되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는 더 설렌다. 10대땐 수능, 20대엔 군대, 그리고 30대엔 결혼. 살면서 가장 두근거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그래, 누구나 한 번씩은 다 겪는 일이야.' 라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진정시키곤 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조금 더 특별한 것 같다. 대입을 통해 인생를 설계하고, 군생활를 통해 '사람'이라는 내 삶의 가치관을 찾았다면, 결혼은 내가 바라는 그러한 인생을 살아나가는 첫 발걸음이 아닐까. 오늘 결혼식에 참석해 두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해 줄 사람들. 직접 오지는 못하지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준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미처 연락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까지. 무언가 인생의 큰 마..

일상 2012.09.09

영국 런던여행 : 아스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세인트 폴 대성당

모처럼 여유로운 저녁을 맞이한 김에 기억을 더듬어 2년 전 여행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힘들겠지만. 런던에서의 첫 날은 내셔널 갤러리를 보고, 피카딜리 서커스 인근을 방황하다가 런던 아이를 타는 것으로 무사히 마무리했다. 숙소로 돌아와서 마음에 들었던 그림 엽서를 모던한 액자에 꽂아보고선 흡족해서 찰칵.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두 그림의 공통점이 있다. 여러 사람의 보는 가운데 주인공이 심판받고 있다는 것. 심리검사 중에 그림을 그려서 그 사람의 내면을 분석하는 원리처럼, 나의 그림 취향도 무의식중에 누군가로부터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내 성격이 반영된 것 같다. 성격적 장점인 동시에 단점인데, 늘 주변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원해서 자신보다는 그들을 위해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곤 한다. 단점인..

여행 2012.06.28

영국 런던여행 : 피카딜리 서커스, 런던아이

살다보면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나고보니 큰 계기가 되었던 순간들이 있다. 12살 때 아버지가 처음 컴퓨터를 사 오셨던 날, 10년 전 처음으로 똑딱이 카메라를 샀던 날, 군대에서 알랭 드 보통의 을 읽었던 날, 그리고 2년 전 어느 여름날 소나기를 맞으며 오모리찌개를 먹으러 갔던 날까지. 별 생각 없이 했던 행동들이 모여서 결국 전혀 다른 인생이 되곤 한다. 런던 시내를 돌아다니던 2010년에는 미처 몰랐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유럽을 다녀오고 나서 내 사진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사진'이란 결국 시각의 예술인데 확실히 낯선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와서 내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 든다. 시야가 넓어야 더 다양한 프레임을 볼 수 있고 그만큼 사진도 더 잘 찍을 수 있는거니까. 구석구석 걷고 또 걸으면서 ..

여행 2012.03.26

영국 런던여행 : 버킹엄궁, 내셔널 갤러리

달려든 새떼를 피해 버킹엄 궁으로 갔다. 정해진 시간에 근위병 교대식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어쩐 일인지 철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다른 여행객들도 기다리는 것 같아서 나도 사진 찍으면서 앉아있었는데 영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근위병 교대식이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5초 만에 볼 수 있겠지만.. 막상 여행지에서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내가 또 언제 런던에 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 아쉬운 마음에 근위병을 계속 째려봤지만 정말 미동도 하지 않더라. 철문이 굳게 닫힌 비컹엄 바로 앞 광장에는 근엄한 표정의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영국의 20세기 중 거의 대부분을 통치한 그녀는 오늘날 '잘사는 영국'을 만든 왕으로서 추앙받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상 곁에는 그녀의 국..

여행 2012.03.11

영국 런던여행 : 웨스트민스터 사원, 빅벤, 세인트 제임스 파크

'여행 첫 날의 아침'이라고 거창하게 글 제목을 써놓고 보니 참 가슴 설레는 단어들의 조합인 것 같다. '여행', '첫 날', '아침'.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의 수치를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아마 가장 높은 시간대가 바로 이 순간이 아닐까. 창 밖에서 들리는 낯선 언어의 대화소리에 잠을 깨고, 낯선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국적인 식단의 식사를 하고, 낯선 도시의 지도를 손에 들고, 지갑에는 낯선 화폐를 넣고. 그렇게 가방 구석구석 익숙치 않은 무언가들을 잔뜩 넣고서 숙소를 나설 때의 그 짜릿함이란... 겪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그 맛을 잊지 못해 결국 또 다음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것 같다. 전날 숙소에 늦게 도착해 새벽에 잠든 것 치고는 꽤 일찍 일어났다. 식당에선 사진으로 익히 보아왔던 푸짐한 ..

여행 2012.01.2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