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41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오랜만에 다시 책을 손에 잡았다. '바빠서...' 라는 핑계도 이제는 좀 식상하기도 하고, 날이 갈수록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져가는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우선은 가벼운 소설부터. 자신이 살던 동네가 이 세상의 전부였고, 새롭게 접하는 모든 것은 경이로웠으며, 어머니는 작은 약점조차 없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어린 꼬마 프랜시가 진실(?)을 알아나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속에 가난, 사랑, 부모, 재능, 가족, 성장 등의 키워드가 심겨져 있다. 음악적 재능을 타고 났지만 세상에 뽐낼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던 프랜시의 아버지와, 철저히 모든 것을 계산하는 조금은 과도하게 현명한 프랜시의 어머니를 보면서 내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각났다. 많은 부분이 비슷하다. 가끔씩 '두 분이 ..

리뷰/책 2008.11.20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참 오래도 가방에 들어 있던 책이다. 수업이나 취업 준비, 직장 생활 같은 핑계거리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필집 같기도 시집 같기도 한 이 책의 특성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더디게 읽어 나갔던 것 같다. 게다가 부족한 내 식견으로 이해하기에는 20년간의 편지들에 담긴 뜻이 너무 깊은 것이기도 했다. - 독서는 타인의 사고를 반복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생각거리를 얻는다는 데에 보다 참된 의의가 있다. (p.24) 유독 적었던 지난해의 독서량은 마땅히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그래도 이 한 권의 책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얻었다는 것에는 만족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벤치에서, 화장실에서, 까페에서 신영복 선생의 편지 한 통을 읽고 나면 그 자리에서 책을 덮고 한참이나 생각에 빠지곤 했다. 20대 초반에 가졌..

리뷰/책 2008.07.08

끌림 (1994-2005, TRAVEL NOTES)

'산문집'이라는거, 이런 느낌이구나. 부드럽고, 잔잔하고, 나른한 오후 같은 느낌. 이렇게 끄적임을 모아놓은 글도 꽤 마음에 드는걸? 여행을 시작하게 되면, 카메라와 수첩은 꼭 챙겨야 할 것 같아. 프로가 아닌 사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도 알 수 있었어. . . . 떠나고 싶다. #026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045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됐다면 아무리 늦었다 해도,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건 분명 사랑인거다. 사랑인걸까... 이미지 출처 : http://blog.naver.com/ylove96/150011647480

리뷰/책 2007.05.01 (2)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일생을 알래스카와 함께 한 후 그 곳에서 자연으로 돌아간 일본인 사진작가. 아이러니하지만 는 평소에 알래스카에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 좋은 책이다. 모든 것이 얼음 위에 존재하는 그런 곳은 뜨거운 사막 만큼이나 우리네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까? 그저 이 세상 어딘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그 당연한 무관심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준다. 첫째로, 그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한 컷, 한 컷 혼신의 힘을 다하여 찍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책장을 넘기며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자연 앞에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리고 한기(寒氣)만이 가득한 그 곳에서 그가 담아내고자 했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둘째로, 그의 글이 인상적이..

리뷰/책 2007.03.30 (2)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아직 시집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지만 시의 내용을 가슴 깊숙히 새겨보려고 노력하면서 읽었다. '열심히 읽었다' 라고 하는 표현이 맞겠다. 버스를 타고 앉아 한 편을 읽고선 책을 덮고 한참을 창 밖을 바라보고, 마음 속으로 정리가 되면 또 다음 구절을 읽고... 뭐 그런 식이었다. 작년 말쯤에 읽었던 것 같은데 막상 지금 정확히 기억나는 구절은 거의 없다. 굳이 의식하지 않더라도 내 삶에 든든한 거름이 되었으리라 믿고 있을 뿐이다. 책에 실려있는 많은 시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편을 연습장에다 옮겨 적어 놓았었다. 시 답지 않게 너무 교훈적이라 좋았다.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

리뷰/책 2007.02.13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성공을 말하다

빌 게이츠(William H. Gates)와 워렌 버핏(Warren Buffet).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올 정도의 세계 최고의 두 기업가가 나눈 짧은 대담을 담은 책이다. 두 사람의 재산을 합치면 100조원이라는 엄청난 수치가 나오는데 이는 이 책을 10억 권이나 살 수 있는 큰 돈이다. 그만큼 누구보다도 최고의 성공을 거둔 두 사람이 성공에 대해서 말했다고 한다.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또 예비 사회인으로서 이 책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획기적인 관점이나 뛰어난 안목이 나올 것을 기대하고 본 것이 잘못이었다. 두 사람은 다소 식상한 주제들에 대해 지극히 평범한 답변을 했으며 책의 내용은 그저 두 사람의 대화를 받아..

리뷰/책 2007.01.18 (5)

해변의 카프카 (海邊のカフカ, Kafka on the Shore)

읽은지 4개월 정도 된 것 같다. 그런데도 조금은 긴 2권 분량의 내용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만큼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던 작품. 사람들이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개인적으론 에 이어서 두 번째 작품이었는데 전편 못지 않게 좋았다. 우선은 두 가지 이야기가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진행되다가 결말에 다다라 하나로 이어지는 식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와 대화하는 할아버지 나카타와 열다섯 살의 소년 카프카.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재밌고 흥미로웠다.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 곁에서 '까마귀 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15세 소년이 겪어야만 하는 과정에 대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혹자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선과 악의 대립, 혹은 내면적 자아의 성장과정을 그린다고..

리뷰/책 2006.12.14 (9)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몽롱한 기분으로 읽은 몽환적 이야기" 주말에 느긋한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마치 한 편의 꿈처럼 느껴지는 이 소설에 대한 한줄짜리 평이다. 사실 의 오묘하면서도 감동적인 황홀감을 기대했었지만 이 책은 종교적인 색채가 너무 강해서 독실하지 못한 신앙을 가진 나같은 사람에겐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읽는 내내 "울었다"라는 행위의 의미를 궁금해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장을 넘길 때 느꼈던 그 실망감이란... 그래도 그 전에 파울로 코엘료가 쏟아 놓은 주옥같은 표현들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럭저럭 괜찮군'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말았다. 신의 존재를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라면 이런 '종교적인 러브스토리'도 한 번쯤 읽어볼만 하겠다.

리뷰/책 2006.08.03 (2)

상실의 시대 (ノルウェイの森)

익숙한 표지다. 친구의 책장에서, 지하철 앞자리 어여쁜 여인의 손에서, 또 어느 TV 광고에서도 보았던 . 원제가 이라는건 몰랐지만 어쨌든, 나도 드디어 하루키를 만났다. 거창하게 시작은 했지만 막상 쓸려니 감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읽고도 나의 감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건 부끄러운 일이지만 변명을 조금 하자면, 읽은지 이미 몇 주나 지났고 또 그동안 양질의 독서후기들을 많이 읽으면서 보는 눈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생각에) 하루키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색을 띄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이렇게 보면 이런 것 같고 저렇다 하면 또 저런 듯 싶은게 가장 큰 이유다. 일부러 작품 해설 따위는 거의 읽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작품에 대한 감상이 더 애매모호졌을 뿐이다. (내가봐도..

리뷰/책 2006.07.3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