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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41

적의 화장법

요즘의 책읽기 컨셉이랄까, 유명 작가의 책을 한 권씩 섭렵해 가며 일종의 '교양'을 쌓고 있다. 일단 만만하고 쉬운 소설쪽부터 시작했는데 이번 타겟은 프랑스의 여류 작가 '아멜리 노통브'였다. 소설을 읽는 목적이 무얼까. 그 전에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나는 "삶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라고 생각한다.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있는 머리 아픈 철학 서적이나, 휴일 오후 애인에게 가볍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요리법이 적힌 여성 잡지나,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에 도움이 되므로 그 책을 읽는 행위는 의미가 있다. 쉬운 소설책만 읽는 변명치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유치하지만, 어쨌든 소설 - 혹은 문학 - 에도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름의 철학이 담겨져 있으며, 다만 나의 그릇이 너무 ..

리뷰/책 2006.05.24

코드 한 줄 없는 IT 이야기

크게 두 가지 이야기다. IBM 시절부터 최근의 .NET vs Java 구도에 이르기까지의 IT 역사 이야기, 그리고 웹서비스를 필두로 한 앞으로의 유망 기술에 관한 이야기. 정말로 코드는 한 줄도 없지만 IT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에겐 많이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면접대비용으로도 괜찮은 책. 이 정도는 알아야 회사 생활 할 수 있을 것 같다.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엔지니어가 쓴 책들은 문장력이 딸려서 그런지 어느 정도는 지루하게 마련인데 이 책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IT에 관한 글을 많이 써보고 말도 많이 해 본 사람 같았다. 낚시성 짙은 제목에 비해 내용은 좋으니 추천 할 만 하다.

리뷰/책 2006.05.10

여행의 기술

요즘 부쩍 여행에 관심이 많다. 괜히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일본 여행 사진을 발견하곤 혼자 막 설레기도 하고, 스물 다섯이나 먹도록 여행도 안다니고 뭐했냐고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한다. 나도, 전역만 하면, 다른 사람들처럼, 여행한번 제대로 다녀보자!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 프로젝트의 첫 단계가 '여행에 관한 책 읽기'이다. 그동안 보통을 접해보고 싶기도 했고, 제목도 그럴사하니 맵시도 나고 해서 첫 타겟으로 선택한 알랭 드 보통의 . 비행기에서 바라본 창 밖을 묘사한 디자인의 겉표지를, 마치 진짜 여행을 떠나듯 넘기며 보통과의 작은 여행을 시작했다. 보통은 생각보다 친절했다. 여행의 시작과 출발에서부터 마지막 귀환까지 꼼꼼하게 짚어나갔다. '여행의 시작은 ..

리뷰/책 2006.04.26

69 : sixty nine

무라카미 류와의 첫만남. 신선하고 괜찮았다. 근데, 듣기로는 류 답지 않게 깔끔한 소설이라더군? 류 다운 소설은 다음 기회에 읽어보도록 하고. 출판사에서 광고하는 그대~로, '유쾌한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제2의 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별로... 그렇진 않다고 본다. 그보다 훨씬 더 유쾌하고 스릴있고 청춘이 물씬물씬 풍긴다. 원래 책은 좀 진지하게 읽는 편인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너무 유쾌하고 즐거워서 나도 모르게 '푸하하하하' 하고 엄청나게 크게 웃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피식피식 참아가며 읽었다. 배경이 60년대말이라서, '레이디 제인',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린든 존슨', '웨스 몽고메리'와 같은 그 ..

리뷰/책 2006.04.10

청춘표류 (靑春漂流)

Trackbacking : http://sleepaholic.com/php/blog/2006/01/05/280/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중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표류(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11명의, 아직 성공했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없는, 열혈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인터뷰하여 연재한 것을 모아놓았다. 책에도 나오지만 11명의 삶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 자신의 꿈을 찾아 방황했다는 것. 자신의 길이라고 판단되는 일을 발견하면 모든 것을 걸어서 그 길을 향해 달렸다는 것. 돈을 빌려서라도 그 분야의 본고장으로 유학을 가서 고되게 생활했다는 것. 그렇게 청춘을 보냈고, 지금도 보내고 있다는 ..

리뷰/책 2006.04.07

도쿄 타워

몇 년 전 - 그러니까 나도 나름대로 어리다고 생각했을 때 - 친구들과 각자의 여성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하늘하늘 가녀린 청순녀가 좋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올록볼록 엠보싱 섹시녀가 좋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키 작고 마르고 귀엽고 톡톡 튀는 여자가 좋다고 하는했었던 본인도 있었다. 그 중에 특히 이해 안되는 여성관을 가진 녀석이 있었는데 바로 성숙한 여인(!)이 좋다는 거였다. 또래의 여자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그의 말에 나는 도저히 공감하지 못했다. 그때는 나도 나름대로 어리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는 전형적인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다. 바로 옆에 앉아서 조근조근 속삭이듯 가볍게, 그리고 애잔하게 전하는 사랑이야기.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쓸쓸해진다. 많..

리뷰/책 2006.03.31

쇼핑의 과학 (Why We Buy)

쇼핑의 과학, 이라는 거창한 제목이지만 실제 내용은 학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그저 단순한 관찰과 경험으로부터 일관적인 법칙이나 논리를 이끌어 낸 정도. 저자도 책의 마지막에서 누군가가 이것을 학문의 수준으로 이끌어 주길 바라면서 끝을 맺는다. 전체적인 내용은 소매점 단위에서의 마케팅 방법이다. 작은 소매점(혹은 대형 슈퍼마켓)에서의 인테리어, 상품 배치, 광고의 배치 등 구매자가 어떤 패턴으로 행동하고 어떤식으로 물건을 사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Why We Buy'라기 보다는 'The Way We Buy'에 가깝다. 예를 하나 들자면, 가게 입구 바로 안쪽에 놓여진 상품에는 고객들이 거의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우선 혼잡한 입구를 벗어나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고자 하기..

리뷰/책 2006.03.28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Picture from : http://blog.naver.com/likemovie/140021693272 공지영의 힘, 이라고 해야할까. '장차 우리나라를 대표할 작가'라는 명함이 전혀 손색없을 정도로 뛰어난 작가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읽고서 그렇게 확신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보면 사형제도에 관한 이야기다. 수많은 논란이 오갔고 아직도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이 문제를, 어느 사형수의 이야기를 통해 조심스레 풀어나가려는 시도라고 보면 된다.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곳에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또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또 용서에 관한... 이야기기가 있다. 윤수와 유정, 두 남녀의 만남과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통해 나는 우리들의 삶과 죽음과 행복과 종교와 용..

리뷰/책 2006.03.12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에세이(논픽션)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은 어디까지나 '소설가'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국내판으로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라고 제목 지어서 그런지 작가 본인의 이야기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책의 원제는 '대필가(代筆家)'이다]. 현재 소설가인 주인공이 초보 작가이던 시절, 편지를 대필해주는 부업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사연들과 그 편지들이 주된 내용이다. 그의 말처럼 요즘은 편지를 받아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가끔 기대감에 우편함을 들춰보면 각종 요금청구서만 쌓여있을 뿐이고, 대부분 그런 기대감조차 느끼지 못하는게 요즘 현대인들의 삶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존재하기에 편지라는 느려터진 대화 수단은 잊혀질 수 밖에. 이 책의 12가지 작은 에피소드와 그 주인공들의 마음..

리뷰/책 2006.02.21

서른살 경제학

제목과 달리 '경제學'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경제기자이므로 당연한건가? 아무튼. 경제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외환위기 전후의 우리나라 경제 현황을 간단히 소개해준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짧은 예측과 더불어 "노후를 대비하라!!!"라고 강조한다. 이 사람의 얘기대로라면, 20~30년이나 될 우리의 노후 생활에 대비하여 50대 정년퇴직 전까지 우리는 모든 노력과 열정을 다바쳐 10억을 마련해야한다. -_-; 어쨌든 경제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건 느꼈음.

리뷰/책 200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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