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1일 새벽 3시에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잠시 도피해 나왔다. 하룻밤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만큼 소중하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즐겁다. 그냥 이대로 아침을 맞이해도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새벽 3시 30분이다. 생각해보면, 예전엔 지금 이 모습이 바로 일상이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런 일상이 지겹고 괴로워서 어느 먼 곳으로의 일탈을 꿈꾸던 나였다. 우습다. 동생이 첫 휴가를 나왔다. 아직 짧게 자른 머리가 익숙치 않다. 군복의 빳빳한 다림질 흔적과 반짝반짝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을 보자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걸어온 길을 따라 걸어오겠지. 열심히 발자국을 남겨놓았는데 잘 보이려나 모르겠다. 군대든, 학교든, 직장이든. 인생이든. 가시밭길은 내가 걸을테니까 내 발자국만 보고 따라와. 조금만 더 빨리. 홀로 걷기엔 4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