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1일 새벽 3시에

2006.05.21 03:45일상

반복되는 일상으로부터, 잠시 도피해 나왔다. 하룻밤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만큼 소중하다.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즐겁다. 그냥 이대로 아침을 맞이해도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새벽 3시 30분이다.

생각해보면, 예전엔 지금 이 모습이 바로 일상이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런 일상이 지겹고 괴로워서 어느 먼 곳으로의 일탈을 꿈꾸던 나였다. 우습다.

동생이 첫 휴가를 나왔다. 아직 짧게 자른 머리가 익숙치 않다. 군복의 빳빳한 다림질 흔적과 반짝반짝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을 보자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걸어온 길을 따라 걸어오겠지. 열심히 발자국을 남겨놓았는데 잘 보이려나 모르겠다. 군대든, 학교든, 직장이든. 인생이든. 가시밭길은 내가 걸을테니까 내 발자국만 보고 따라와. 조금만 더 빨리. 홀로 걷기엔 4년 터울은 너무 외롭다.

자유로운 바깥세상이 좋다. 듣고싶었던 음악을, 보고싶었던 영화를, 읽고싶었던 책을, 먹고싶었던 음식을, 그리고 보고싶었던 사람들을, 짧은 시간이나마 보충하고 돌아간다.

205일. 205일 후에는 지금보다 205% 더 나은 내가 되어 있기를.

2006년 5월 21일 새벽 3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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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jeonghoon.com BlogIcon 김정훈2006.05.21 19:12

    난 끽해봐야 47% 밖에 더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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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blog.naver.com/goodfuturekr BlogIcon 레오2006.05.22 23:05

    동생이랑 부모님은 잘 뵜냐?
    새벽에 복귀 기다리면서 컴터 앞에만 있었던건 아니겠지?^^ 이 포스트 보니깐 꼭 옛날에 나보는 거 같아서 나도 감회가 새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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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zzun.net/tt BlogIcon zzun2006.05.23 10:32

      잘 보고 들어왔다.. 시간이 없어서 연락은 몬했고~
      이제 두 세번만 더 왔다갔다 하면 끝날 것 같은데..
      담엔 꼭 연락하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