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포항 월포해수욕장 여행 후기

zzun 2007. 8. 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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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7~8.
포항 월포해수욕장

며칠동안 대구의 살인 더위와 씨름을 하다가 겨우 날짜를 잡고 가까운 포항으로 피서를 떠났다. 휴가 나온 동생과 동생 친구 서한이, 그리고 사촌동생 대희랑 함께 7일 아침 대구 동부터미널로 모였다. 비가 온다는 불길한 예보가 있었지만 이미 방값을 지불한 상태이기도 했고, 휴가나온 녀석들은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일단 무조건 포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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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터미널 도착하니 비가 한 두 방울 내리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을 활용해 포항 홈플러스를 찾아가서 삼겹살과 맥주, 라면 등 먹을거리를 사고 계획에 없던 양주까지 골랐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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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점심을 먹고 500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월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선 이상하게 네 명이서 계속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갔다(항상 비어있었다). 장난치고 있는 대희와 무시하고 있는 서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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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숙소는 월포해수욕장과는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성수기이기도 했고 거의 날짜가 임박해서 방을 잡았기 때문에 싼 가격에 전망 좋은 방을 구하려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들 젊은(?) 나이라 해수욕장에서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조금 먼 방을 구했다. 짐을 풀고 카메라를 들자 포즈를 취하며 자고 있는 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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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뭘 망설일쏘냐!!" 바로 바다로 향했다. 비 피하는 용도로 파라솔을 하나 빌려 자리를 잡고 다들 바다로 뛰어들었고 나는 카메라를 들었다. 근데 포즈들이 뛰어드는 포즈가 아니고 어디 끌려가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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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얼마 전에 갔던 인구해수욕장보다 사람이 많아서 좋았다. 역시 우리끼리 물놀이를 하더라도 옆에서 재밌게 노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해야 좋다. 바나나보트 타는 사람들 물에 빠지는 구경도 하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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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조금 추운 감이 있었지만 나 빼고는 올 여름 처음 바닷가에 간 거라 다들 열심히 놀더라. 카메라 렌즈 줌에 한계가 있어 사진 찍는데 애로사항이 많았다. 발이 물에 잠길 만큼 가까이 가서 찍어도 얼굴이 좁쌀만하게 나와서 그 사진의 가운데 부분만 떼어 내 따로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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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아래 사진 정도로 작게 나온다. 이 사진만 보면 어디 망망대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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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다가 금새 지쳤는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원래 우리집 식구는 다 말랐는데 요즘 운동 시작해서 조금 살이 붙은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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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쉬다가 또 금새 기운차리고 들어가서 재밌게 논다. 나도 중간중간에 들어가서 놀았지만 제대로 찍힌 사진은 별로 없다. 더 좋은 카메라를 쓸 수록 정작 본인 사진은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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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바다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카메라 위치를 잡아봤다. 우선 셋이서 포즈를 잡았는데 이 사진은 정말 잘나왔다. 늠름한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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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넷이서 찍은 사진은 왜 이 모냥;; 하지만 생각이 짧아 한 장 밖에 찍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소중한 사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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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많이 추웠던지 갈수록 밖에 나와 쉬는 시간이 많아졌다. 파라솔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생과 서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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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개인적으로 구도가 참 잘나왔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많이 깨달은건데 뷰파인더를 안보고 카메라를 무릎높이까지 낮춰서 찍은 사진은 하늘을 많이 담으면서도 인물을 길게 표현할 수 있어서 사진이 참 잘나온다. 잘 놀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남아 뒤를 돌아보고 있는 사촌동생.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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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멋지게 포즈를 잡았는데 포즈에 비해 사진을 잘 찍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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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동생들. 어릴 때부터 참 많은 것을 함께 하며 지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음악이나 운동이나 여러가지 취향도 닮아가는 것 같다. 특히 셋이서 함께 농구할 때는 그 어느때보다 신나고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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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물놀이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라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젖은 몸도 대충 말리고, 오랜만에 시골길을 걷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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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지치는지 히치하이킹까지 노렸으나 흠뻑 젖은 우리가 탈 만한 트럭은 잘 지나가지 않더라고. 걸어도 걸어도 숙소가 보이지 않자 뛰기 시작한 서한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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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샤워 후 TV를 보며 일단 쉬었다. 다들 열심히 놀았던지 2명은 낮잠까지 잤고, 저녁밥으로 삼겹살을 푸짐하게 먹었다. 잠깐 소화를 시킨 후 양주와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애들이 빨리 잠들었다. 결국 1시쯤 모두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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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에서 만든 안주로 후르츠 칵테일과 스팸구이가 있었는데 나름 맛이 좋았다. 하긴 뭘 먹었던들 맛이 없었겠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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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은 천둥번개까지 치면서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숙소를 나섰다.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각자 집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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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번 여름엔 일본여행을 계획했었다. 지난 겨울에도 못갔었기 때문에 몇 개월동안 여러 가지로 알아보면서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이렇게 피서 계획이 2개나 잡히고 자금도 부족해 결국 이번 여름에도 못가게 되었다.

그래도 이렇게 사진들을 쭉 정리하다 보니 참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도쿄타워에 올라가서 찍은 야경사진보다 친구 녀석들, 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들이 더 소중함은 따로 말할 필요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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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이번 여행의 베스트 샷. 우리가 묵은 숙소(3층)에서 찍은 사진인데 정말 전망이 좋았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쯤 저런 사진 찍어보나' 싶었는데 이제야 드디어 한 장 건진 듯 하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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