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duation
한참이나 지났지만, 어쨌든 '졸업'을 했다. 입학하던 그날처럼 학교엔 흰 눈이 가득했다. 대구에선 잘 보지 못했던 눈이라 처음엔 설레임까지도 있었건만 지금은 손발이 꽁꽁 얼었던 군대 시절을 떠올리는 아픈 매개체일 뿐이다. 스무 살. 세상의 모든 기대와 걱정을 한껏 껴안고 있던 나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걸까. 그때에 비해서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이십대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