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zzun 2007. 3. 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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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지음 /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펴냄


호시노 미치오. 일생을 알래스카와 함께 한 후 그 곳에서 자연으로 돌아간 일본인 사진작가.

아이러니하지만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는 평소에 알래스카에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 좋은 책이다. 모든 것이 얼음 위에 존재하는 그런 곳은 뜨거운 사막 만큼이나 우리네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평생 단 한 번이라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을까? 그저 이 세상 어딘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그 당연한 무관심을 놀라움으로 바꾸어 준다.

첫째로, 그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한 컷, 한 컷 혼신의 힘을 다하여 찍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책장을 넘기며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거대한 자연 앞에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리고 한기(寒氣)만이 가득한 그 곳에서 그가 담아내고자 했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둘째로, 그의 글이 인상적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얼마나 글을 잘쓸까 싶었지만, 그는 어떤 대단한 문장력으로 글을 쓰는게 아니라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색의 결과물들을 자연스러운 어투로 풀어내고 있었다. 알래스카의 대자연과, 그리고 그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글들은 '넓게 보는 사람은 생각도 깊구나' 라고 감탄하게 만들었다.

셋째로, 그의 삶이 인상적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일본인인 그가 어떻게 알래스카를 알게 되었고 어떻게 그 곳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첨부된 글을 통해 그가 어떻게 삶을 마감했는지도 알 수 있다. 항상 자연에 대한 동경과 경외심을 가졌고 스스로가 살고자 했던 삶을 살아 냈던 그에게 존경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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