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일병을 구하라"...정부-업계 배수진쳤다

2003. 10. 19. 19:00IT/이슈

"리눅스 일병을 구하라"...정부-업계 배수진쳤다  
[inews24 2003-10-19 15:49:35]



"공개 소프트웨어로 IT 플랫폼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늦어지면 유럽과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단 한번 주어진 기회를 잡기 위한 정부와 리눅스 업체들의 사활 건 모험이 시작됐다.


정부는 수요 창출을 위해 스스로 레퍼런스가 돼주겠다고 나섰다.


리눅스 업체들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를 선언, 공개SW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성공하면 커다란 보상이 뒤따르고, 실패하면 끝'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마주한 정부와 리눅스 업계다.


한배를 탄 그들은 이제 '공개SW로 IT 원천 기술을 확보한 뒤 세계로 나가자'는 '검증되지 않은 리눅스산업 발전논리'를 실험하기 위해 심판대 위에 오르고 있다.


◆"정부 의지 믿어보겠다"...리눅스업계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7년까지 215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공 기관의 데스크톱과 서버 운영체제(OS) 등을 공개 SW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을 최근 발표했다.


업계가 고대하던 '수요 창출 정책'을 내놓은 것. 리눅스 업체들은 곧바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화답했다.


정부가 리눅스를 외칠 때면 싸늘한 반응으로 일관했던 과거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절차상 불만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업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한 리눅스 업체 CEO는 "고현진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을 만났는데 공개SW 육성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며 "정부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한컴리눅스 사장은 "정부 정책이 지금 당장 업계에 체감 효과는 주지 못하더라도 밖에다 리눅스를 홍보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물론 냉소적은 반응은 아직도 있다. 총론에선 '동의'라고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나 추진방법으로 넘어가면 '글쎄요'란 반응들도 쉽게 감지된다.


◆시범사업 '뜬다'


정통부는 30억원을 예산을 투입, 공공 기관의 데스크톱과 서버OS를 공개SW로 전환하는 시범 사업을 11월부터 추진한다.


시범 사업이고 규모도 작지만 '흥행성' 만큼은 수백억원대 프로젝트와 맞먹는다. 2007년까지 진행되는 본 사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통신산업협회가 '테스트베드'로 확정된 상태며 지방자치단체 1개와 대학교 1개를 선정하기 위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어느 지방자치단체와 대학교가 공개SW 기반으로 전환하느냐는 것.


성공 사례란 평가를 받게 되면 다른 분야로 공개SW를 확산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춘 레퍼런스이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산하인 지자체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를 감안, 리눅스 업체들은 주사업자는 아니더라도 이번 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더 이상의 기회 없을 것"


업계에 따르면 세계 리눅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레드햇은 최근 상용SW 업체들이 취하는 버전업 전략 등을 구사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OS는 물론 미들웨어 분야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돈은 안되지만 성장 잠재력 때문에 리눅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IBM과 오라클 등 다국적IT 기업들도 이미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우 토종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으며 급속하게 시장, 수요가 없어 고민하는 한국 업체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들이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업계에는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경우 더 이상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란 위기감이 폭넓게 형성돼 있다.


그 만큼 이번에는 정부 정책이 제대로 먹혀들기를 기대하는 마음 또한 절실하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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