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나홀로 도쿄 여행기 - 1 : 출발

zzun 2008. 10. 6. 00:57
반응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지 얼마나 됐을까.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다기 보다는 '가보지 못한 어딘가'를 가보고 싶었다.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겪어보고 싶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동안 미뤄왔었지만 드디어, 도쿄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탑승 수속을 하고 티켓을 받으니까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는 일본인도 꽤 많았는데 의외로 말이 잘 안들렸다. 그래도 드라마나 영화 볼 때는 어느 정도 알아듣곤 했었는데 실전에선 완전 좌절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초에 제주도 갔을 때 이후로 오랜만의 비행. 해외 여행은 처음이고 당연히 해외 항공편을 타는 것도 처음이었다. JAL은 아주머니 스튜어디스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입구에서 예쁜 어린 스튜어디스가 '이랏샤이마세~' 하고 인사하길래 '어라?' 싶었지만, 기내 승무원은 역시-_-; 아주 친절한 아주머니들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의 모습은 경기도 어디쯤인 것 같다. 맑은 날씨에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는 모습이 꽤나 아름다웠다. 비싼 돈 들여 해외여행 가면서 '우리나라도 아름답구나..'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아이러니했다. 새벽에 비가 내렸다가 개었는데 일본은 맑은 날씨이길 바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름 위에서 '닭고기밥+계란밥'이라는 기내식(일본식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도쿄 지도를 펼쳤다. 도쿄 시내를 대충 조사는 했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없었기 때문에 첫날 일정을 짜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전날의 숙취(회식으로 과음했었다-_-;) 때문에 지도는 잠시 들여다보다가 그냥 무작정 신주쿠부터 가보기로 정하고 다시 접었다. 수첩을 꺼내서 도착하기까지의 생각들을 글로 적었다.

기내방송은 일본어와 영어였는데 둘 다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웠다. 일본어는 아직 익숙치 않아서, 영어는 발음이 이상해서-_-;. 스튜어디스가 음료는 어떤걸로 할거냐고 물었을 때 일본어로 대답할까 영어로 대답할까 고민하다 그냥 '오렌지 쥬스'라고 밖에 말하지 못했다;. 일본어를 혼자 중얼거린적은 많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아직 입 밖으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왔다...'

2시간 정도 날아온 끝에 드디어 창 밖으로 일본이 보였다. 막상 그토록 보기 원했던 모습을 보게 되니 혼자라는 사실이 아쉬워졌다. 일본에 왔다고, 도쿄가 보인다고, 같이 흥분하고 같이 감격할 사람이 없다는게.. 약간은 쓸쓸했다.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리 나라가 아닌 곳에 두 발을 딛고서, 지도를 손에 들고, 큰 가방을 메고, 멋지게 선글라스도 끼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여행객으로서의 스스로를 마음껏 즐기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


[여행정보]
- 비행편은 인터파크에서 JAL로 예매했으며 e티켓을 출력해서 여권과 함께 제출하고 티켓을 받았다. 출국은 김포-하네다였고 입국은 나리타-인천인 다소 희한한 비행편이었다.

- 예매 후 JAL 홈페이지에서 좌석을 미리 지정했다. 기내식도 특별히 지정할 수는 있지만 최근에 JAL에서는 8가지 정도의 일본식 도시락 중 한 가지를 기내식으로 주고 있기 때문에 좌석만 지정했다. 나는 2층 창가로 좌석을 정했다.

- 일본 입국심사 시에 제출하는 출입국카드(ED카드)는 영어 또는 일본어로 작성하면 되고 거기서 얼굴 사진을 찍고 양손 검지 지문도 체취한다. 입국심사 후에는 세관신고서(노란색 종이)도 제출해야 하는데 역시 영어나 일본어로 작성하고 나머지 사항은 그냥 'No'를 체크하면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