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친구들 다 군대간다...

zzun 2002. 4.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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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다 군대간다

고등학교때..
좋은 추억들과 함께 기억된..
많은 친구들이.. 하나둘 전부 군대간다..

'닌 언제가노?'라고 물어올때..
'아.. 저기 난 산업체 갈려고..' 라고 대답하기가 조금 민망하다.

고등학교 때는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많이 편했던것 같다.
대학이라는 좁은, 하나의 문을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됐다.
그 끝에서는 쉴 수 있을것 같았으니깐..

그 문을 지나고 난 지금..
이쪽 세계에서는 정해진 길이 없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내가 원하는 만큼 갈 수 있다..

난 남들보다 더 빨리 그 문을 통과했다고 자신했다..
아니, 자만했다 라는 표현이 더 맞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문을 지난 지금, 난 제자리에 멈춰있는듯 하다..
나보다 늦게 온 친구들은 다들 자기 방향을 찾아가는데
난 아직도 그 자리에서 헤매고 있는듯 하다..

친한 친구가 군대가기 하루전에 메일을 보내왔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내일부터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넌 공부 열심히 하고 있어라'고 했다..

고등학교땐
친구들 사이에서 난 특별한 존재였다
그들은 지금도
내가 그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
소위 말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또 그렇게 믿고있다
그들에게 너무 부끄럽다
지금 이렇게 제자리에 서있는 내가...

내가 가끔 이런 푸념을 털어놓을 때면
"넌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위로들이...
내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데에 큰 힘이 된다.
물론 가장 중요한건 내 의지겠지만..

내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한다.
진심으로..

그리고 아주 작은 바램이 하나 있다면..
가끔은..
날 따끔하게 나무랄 수 있는 친구.
정말 날 걱정하는 마음에서,
내 단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줄 수 있는,
그런 친구 한명쯤 있으면 좋겠다.

- 뜻밖의 메일을 받고 느낀 바에 대한 상념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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