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 그러니까 나도 나름대로 어리다고 생각했을 때 - 친구들과 각자의 여성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하늘하늘 가녀린 청순녀가 좋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올록볼록 엠보싱 섹시녀가 좋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키 작고 마르고 귀엽고 톡톡 튀는 여자가 좋다고 하는했었던 본인도 있었다. 그 중에 특히 이해 안되는 여성관을 가진 녀석이 있었는데 바로 성숙한 여인(!)이 좋다는 거였다. 또래의 여자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진다는 그의 말에 나는 도저히 공감하지 못했다. 그때는 나도 나름대로 어리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는 전형적인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다. 바로 옆에 앉아서 조근조근 속삭이듯 가볍게, 그리고 애잔하게 전하는 사랑이야기.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쓸쓸해진다.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