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속부터 발 끝까지 철저히 공대생인 내게 에세이(글쓰기)나 문학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소화하기도 힘들다. 가끔 느낌이 와서 펜을 들 때면 몇 줄 못 가서 다시 쓰기 일쑤고, 소위 말하는 '명작' 혹은 '필독'에 해당하는 문학책은 수면제로 딱이다. 이러한 나에게 '장영희의 문학 에세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은 '문학'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녀의 말처럼 당장 책방으로 달려가 읽어보고픈 욕구가 샘솟았고, 제목만 알고 있던 이 작품은 이런 내용이었구나, 이런 좋은 말들이 쓰여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해주었다. 솔직히 읽기 전에는 문학 교과서 같은 내용이 아닐까 걱정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다행이었다. 영문과 교수이자 암투병 중인 장애인의 시각으로 우리 현실 속의 삶과 조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