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 아침 저녁으로는 춥지만 이른 오후 거리를 거닐면 진열된 봄옷들이 자꾸 나를 유혹한다. 여민 옷깃을 파고들던 매서운 바람이 아닌 두꺼운 외투를 살며시 벗겨내는 따뜻한 기운의 봄바람이 조금씩 느껴진다. 어제는 조금 일찍 잠들려 했다. 전날 많이 피곤하기도 했고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 그런지 마음도 많이 차분해져서 잠이 잘 올 것 같은 느낌에 불을 끄고 누웠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시계 초침 소리 외에는 고요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잠들지 못했다. 머릿속에 공허한 생각들은 끝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그럴수록 심장 박동은 점점 빨라져만 갔다. '이러면 잠들지 못하는데' 라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한 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일어나서 음악을 틀었다. 아주 조용하고 잔잔한, 하지만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