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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막하자는 거지요"…빗나간 3점슛 대결

zzun 2004. 3. 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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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막하자는 거지요"…빗나간 3점슛 대결
[조선일보 2004-03-07 18:07:00]



문경은 3점슛 22개…우지원 70득점… 마지막날 '짜고 던지기'
개인타이틀 밀어주기… 진기록 쏟아져
관중들 "게임인지 코미디인지" 비난
[조선일보 최형석 기자]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뛰는 건데 그랬어요. 아예 안 나올 걸 후회되네요. 지난 5개월간 쌓아왔던 노력이 ‘밀어주기’로 물거품이 돼버렸네요.”

7일 부천에서 열린 03~04 애니콜 프로농구 TG삼보와의 시즌 최종전을 마친 전자랜드 문경은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이날 3점슛 22개를 성공시키며 종전 자신과 우지원(모비스)이 가지고 있던 최고 기록(12개)을 경신했고, 득점도 무려 66점으로 신기록. 올 시즌 총 194개 3점슛으로 개인 통산 4번째 3점슛 타이틀도 손에 거머쥔 듯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창원에서 들려온 소식 하나로 날아가버렸다. LG전에서 모비스 우지원이 팀의 집중 지원을 받아 2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총 197개로 3점슛 타이틀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우지원은 70점으로 문경은이 바로 직전 세웠던 한 경기 최다득점기록마저도 ‘과거’로 돌려놨다.

두 경기가 추잡한 개인기록 밀어주기로 변질된 것은 6일 울산 KCC―모비스전이 발단이 됐다. 그때까지 3점슛 부문에서 문경은에 뒤져 2위를 기록 중이었던 우지원은 무려 33개의 3점슛을 시도해 12개를 집어넣어 4개 성공에 그친 문경은을 4개차로 제치고 1위가 됐다. 이날 LG(33개)를 제외한 그 어느 팀도 팀 전체 3점슛 시도 숫자에서 우지원을 능가하지 못했다. 같은 현대 계열로 ‘편법 트레이드’라는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무스타파 호프와 R F 바셋을 주고받는 등 평소 끈끈한 ‘형제애’를 과시했던 KCC와 모비스 맞대결간에 생긴 일이라 ‘밀어주기 의혹’이 생긴 것은 당연했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냐. 우리도 문경은을 막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전창진 감독 말처럼 TG삼보는 이날 문경은을 거의 놔두다시피 했다. 전날 모비스가 KCC 민렌드에게 40점을 내주는 바람에 소속선수인 화이트의 득점왕도 무산된 전자랜드도 단신선수들의 무리한 골밑공격으로 김주성에게 블록슛 기회를 제공했다. 이 밀어주기 열풍은 창원에까지 몰아닥쳤다. LG 선수들도 우지원을 거의 놔두다시피 하면서 3점슛 타이틀 획득을 암묵적으로 도왔다.

전자랜드전이 끝난 뒤 경기 내용에 대한 비판이 꼬리를 물자 전 감독은 “도둑질은 그쪽(KCC와 모비스)이 먼저했는데 내가 진짜 도둑으로 몰린 기분”이라고 항변했다.

(부천=최형석기자 cogit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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