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모르겠다.

zzun 2008. 6. 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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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 높은 수준의 철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어떤 행위의 주체와 객체가 동일하면 어떤 형태로든 왜곡될 수 밖에 없다. 고로 나 역시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내가 어느 정도의 인간인지, 어느 정도의 인재인지, 어느 정도의 아들인지, 어느 정도의 남자인지. 이 모든 것은 내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어렴풋이 스스로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나에 대한 이야기, 감정, 눈빛, 반응, 태도 등등...

그래서 모르겠다. 최근의 이러한 반응들을 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여러 사람으로부터 일관된 반응이 나왔으니 그대로 믿어도 되는 걸까? '좋은 조건'이라는 가면 속에 있는 내 본모습을 알아 본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2.
내가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친해지고 싶어하던 내가, 이렇게 누군가와 만나고 만나지 않고를 선택하는 위치에 서는게 과연 올바른 것인지. 왜 그들은 나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지' 않는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친해지는데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리는 내가 왜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사람을 멀리해야 하는지. '세상에 남녀관계만 있는건 아니다'라는 이기적인 생각만 자꾸 든다. 물론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고.

정말 진심으로 아프고 괴로워서 하는 말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좋아하는 만큼, 아무 이유 없이 어떤 사람을 갑자기 그만 만나라는 건 너무 가혹하게 느껴진다.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이야기하고 농담하고 친하게 지내면 안되는걸까?

생각할수록 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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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h Jones - Don't Know Why

비오는 저녁에 어울리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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