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riele Muccino 감독 / Will Smith, Jaden Smith 주연 / 2006년 作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실제로는 '행복추구권'이라는 번역이 더 맞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다소 상투적인 의미 보다는 훨씬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제목인데 그런 점에서는 참 아쉽다.
영화에서 내가 느낀 바는 두 가지 주제에 관해서다. '재능'과 '가난'.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의 천재성이 드러난 장면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어릴 때부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으로 느낀 교훈이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그 한(恨)이 엄청난 크기의 기대감으로 바뀌어 나에게 쏟아졌으니까. 하지만 물려받은 재능이란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축복이기 때문에 그런 기대나 부담감 쯤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주인공 가드너는 택시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저 퍼즐을 다 맞추어야 했고 결국 해냈다. 실낱 같은 기회라도 잡았다면 절대로 놓치면 안된다.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각자의 사정(事情)은 있다. 그러나 그런 형편까지 이해해줄 만큼 사회는 따뜻하지 못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받아 들이고 거기서 시작하면 되는거다. 출발점이 다르다고 결승점에도 늦게 들어오라는 법은 없다. 내가 가진게 부족하다면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뛰고, 한 시간이라도 덜 자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부족함을 메꿔야 한다. 비록 유치장에서 밤을 새고 전력질주로 회사까지 달려온 후 거지 같은 몰골로 면접에 임했지만 그는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진짜 눈물은 이런 눈물이다
가난이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의 가난은 건전한 생각을 가졌다는 전제 하에서 분명 그 사람의 인생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난 속에서 인내와 절제를 배울 수 있으며 뼈를 깎는 듯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 아버지 가드너에겐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눈물이었겠지만 그 눈물은 분명 아들 가드너의 인생에 있어서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공부는 이렇게
공부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냐고? 저렇게 하면 된다. 시간이 부족하면 늘리면 된다. 빛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앉을 자리가 없으면 서서 하면 된다. '의지'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의지'가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런 연기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저런 표정 아무나 지을 수 있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해냈을 때에만 지을 수 있는 표정이다. 기뻐 날뛰지도 않고 눈물 흘리며 통곡하지도 않는다. 머릿 속엔 '해냈다'와 '이제 시작이다'라는 생각 밖에 없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한 생리적인 현상일 뿐이다. 나는 지금까지 26년을 살면서 딱 한 번 저런 표정을 지어본 것 같다.
영화의 중반부 쯤에 주인공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당장 내일 방값도 없는 상황에서 6개월간 월급도 없는 인턴사원으로 취직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함께 지내고 있는 아들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지만 그는 그 길을 택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과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