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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From : http://blog.naver.com/khy1798/110000072309
요즘 치과를 다니고 있다. 나이를 먹어도 꼭 이가 시리도록 아파야지만 병원에 가는 미련함은 여전하다. 덕분에 이번에도 통증이 심한 치료를 받았는데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옆자리에서는 치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울고불고 난리치면서 치료받고 있었다. 의사, 간호사, 부모님까지 삼각편대로 달래고, 겁주고, 붙들고 하면서 겨우겨우 치료를 끝냈고, 아이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애보다 훨씬 심한 통증을 신음소리 한 번 없이 가볍게 참아냈다.
'그래, 나는 어른이니깐. 소리내면 쪽팔리잖아.'
이런식으로 스스로의 인내력의 근원을 추리해보는 나였다.
지난 주말 손가락에 바느질(?)하러 응급실에 갔을 때도 상처 부위에 주사바늘을 쿡쿡 찌르는 극악의 고통 속에서 눈을 질끈 감고, 어금니 꽉 깨물고, 소리 한 번 안냈다.
성장한다는 것. 그건 아마 통증을 참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왜 그 '성장통'이라는 단어도 있지 않은가. 누구나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과정으로서의 '고통'을 느껴야하고, 그렇게 성장해나가면서 그런 통증에 대한 면역이 생긴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 그래도 그럴듯 하지 않아?
있잖아,
누구나 첫번째 이별은 힘들어. 첫번째 거절도 힘들어. 첫번째 사랑도 힘들어. 통증이 너무 심해서 죽을 것 같지. 그렇지만 두번째는 그보단 좀 덜할거야. 세번째, 네번째 정도 되면 어느정도 견딜만 할 걸? 아무렇지 않게 모든걸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있을거야.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말야.
그래도,
가슴이 시리도록 아파야지만 정신차리는 미련함은 여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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