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005년의 마지막 밤

zzun 2005. 12. 3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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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의 카페, 메신져, 홈페이지 열풍 부터 최근의 싸이와 블로그 대세까지..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online media 속에서 피어난 한가지 새로운 문화가 있다면
바로 '몰래 들여다보기'일 것이다.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공개해 놓는건
물론 다른사람이 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지만
때때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몰래 들여다 보는 경우가 있다.

요즘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려면
핸드폰번호 뿐만 아니라 이메일, 싸이/블로그의 글, 사진들 등등
폐기해야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다.
더군다나 자신이 폐기할 수 없는 자료(권한없음)도 많을 거고
다 없앴다 하더라도 뛰어난 검색기능 때문에 어디선가 또 툭툭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노래 가사에도 나올만큼
헤어진 옛 애인의 미니홈피를 가끔 들어가 보는게
2005년을 사는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광경이 되었다.

올해의 마지막 날을 인터넷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보내게 된 나는
잊고 있었던 많은 사람들의 최근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용기없이 몰래 들여다보았을뿐
어떤 흔적도 남길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 옛날 용기내어 남겼던 나의 흔적들을 다시보는건
무슨 생각에서였을까...
나 조차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05년의 마지막 밤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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