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짐

zzun 2005. 12. 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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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곳에서는 인터넷을 항상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대신 이 곳만의 '넷'이 존재하는데 인터넷과 어느정도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찾아내기는 좀 힘들지만 여기저기 숨겨진 동호회들이 있어서, 활성화된 곳은 즐겨찾기에 추가해두고 매일 둘러보는게 요즘 나의 일과다.(할 일이 별로 없다보니)

평소 가는 곳이야 거의 정해져있다. 힙합음악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곳, 농구경기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곳, 최근 IT동향이나 IT기기들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근래에 관심있는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 즐겨찾기 목록에는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 마우스 포인터가 잘 가지 않더라고.

그런 사랑받지 못한 즐겨찾기 중 한 곳이 어제부터 나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데 바로 '책마을'이라는 곳이다. 단순히 아마추어 독자들이 독서후기나 교환하는 곳으로 여겼던, 그래서 잘 가지 않았던 그 곳에 수준급의 글솜씨를 가진 일명 '필진'들이 써놓은 소소한 글들이 너무나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어서 어제 오늘 시간가는줄 모르고 몇 개월 치의 글들을 거꾸로 읽어나가고 있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딱 두가지.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와 '글을 잘 쓰고 싶다'이다. 책은 앞으로도 천천히 읽어나가면 되는거지만 글솜씨라는건 하루 아침에 느는게 아니라서 조금 답답하다. 벌써 이렇게 어릴적 만화주인공 따라그리듯 어설프게 글을 쓰고 있는 내가 한심한 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잘 쓰고 싶은게 또 솔직한 내 심정이기도 하다. 좀전에 이런 나의 고민을 들은 후임이 말하기를 여러 사람의 문체를 베껴 쓰다보면 자기문체가 나온단다. '그래?' 하면서 미심쩍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내심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최근 들어 위와 같은 경우가 많아졌다. 일본어도 바둑도 영어도 모두 이런식으로 시작했다. A라는 것에 매우 능숙하고 애착을 가진 사람 옆에 있다보면 왠지 너무 부러워져서 나도 A를 배우려고 떼쓰는 거다. 원래 카멜레온 같은 인간이라 뭐든 금방 배우는 체질이긴 하지만 이렇게 이것저것 벌려놓아서야 제대로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그나마 다행인건 지금 이 시답잖은 글을 쓰면서 '더 나은 내가 되어야지'하는 마음가짐이 그런 걱정들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다는 거다.

새해 다짐이라고 하기엔 아직 좀 이르고, 이 곳에서의 남은 1년에 대한 다짐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2006년 12월에 자랑스럽게 그 곳으로 돌아갈 나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의욕이 넘쳐난다.



화이팅이다!!!


ps. http://bookc.net : 책마을 on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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