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 동생

zzun 2002. 12.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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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고1이다. 지금 17살 곧 18살.
나이차가 좀 많은 편이지.

어릴 땐 잘 따르다가도 가끔 대들기도 하고 그랬다.
그럴때면 대부분의 형들은 두가지 패턴을 보이는데..
많이 혼내면서 찍소리 못하게 만드는 무서운 형이랑..
좀 참으면서 적당히 혼내는 부드러운 형..
난 후자 쪽이었다.
덕분에 대드는게 좀 오래가긴 했지만 ㅡㅡ;

동생이 철이 들면서 그런건 없어졌다.
날 많이 따르고, 이것저것 형대접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도 친구처럼 쉽게 대하기도 하고.. 좋은것 같다.

왜 이 이야기를 시작했냐면,
동생이 내 생일이라고 선물을 사줬다.
몇달동안 모은 10만원 정도 되는 돈으로 나한테 신발을 사주겠단다.
선물이라는데 안받을수는 없고 해서 7만원 정도 되는 신발로 골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깐...
내려오기 몇주전에 신발이 없어서 싸구려 신발을 하나 샀었는데
동생이 그거 보고 얼마나 뜨끔했을까.. 좀 미안했다.

아무튼, 그저 놀랍다.
항상 내가 베풀고, 내가 이해하고, 내가 신경써주고, 내가 돌봐왔던 동생이
나를 생각해서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모았다. 몇 달동안이나..

나도 경상도 남자라서 고맙다고 잘 표현은 못했지만..
그냥 그 신발만 계속 신고 다닌다...



그리고.. 집에와서 놀고먹는 형의 모습만 보여줘서 좀 미안하다.
나야 원래 집에서는 공부를 안하는 스타일이니.. 동생이 보고 뭘 배우겠냐만은
이제 이녀석도 고2가 되니깐.. 좀 정신차리고 공부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
멀리 있어서 잘 도와주지 못하는게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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