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

티맥스 윈도우, 그리고 개발자의 삶

zzun 2009. 7. 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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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DDoS 공격으로 IT 관련 뉴스가 도배되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티맥스소프트의 윈도9이 세간의 화제였다. 티맥스가 OS를 만들고 있다는 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시연회를 할 정도로 완성되었을 줄은 몰랐다. OS라는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 때문인지 본인은 그리 기대도 하지 않았고 그저 신문 기사 몇 편만 읽어봤는데 '스타크래프트를 한참의 로딩 후에 돌렸다'는 부분만 보고서는 아예 관심이 없어져 버렸다. 전체 OS의 30%를 대체한다는 기사를 보면 참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

티맥스 윈도, (이상한) 스크린샷 대공개
티맥스 윈도는 짜깁기?

사실 문제의 핵심은 티맥스 윈도우의 품질이 아니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긁어 모아서 수 십년 간 개발한 MS의 윈도우도 엄청나게 욕먹고 있는 현실에서 획기적인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사실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가능성'과 '참신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수 년 내로, 혹은 십수 년 내로 MS 윈도우에 버금가는 품질의 OS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기존의 OS와는 다른 참신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이다. 수 많은 개발자들이 아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실망은 클 수 밖에 없었고 각종 블로그에는 관련 글로 도배가 되기 시작하는데...

날 웃긴 '티맥스 윈도 9'
개발자로서의 슬픈 하루....티맥스 윈도우

그러나 이러한 문제보다 더 심각한 건 티맥스 개발자들의 상황이다. 직접 그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친구 Y군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특히 최근 들어 '국산'이라는 타이틀 아래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소프트웨어들(OS, DBMS, Office 등)을 만들고 있는 점을 봤을 때 개발자들이 얼마나 폐인처럼 코딩하고 있을지... 염려스럽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시연회에서 이혼한 개발자, 아파서 휴직한 개발자 등을 언급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연민(?)을 요구하는 듯한 멘트도 있었다고 한다. 아래 블로그의 글을 읽고서도 과연 그런 멘트가 가능할까?

나의 남편은 개발자

세계 유수의 업체들과 경쟁하는 국내 1위의 소프트웨어 업체. 개발자로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는 간판이다. 물론 이들의 선구자적인 노력이 후세에 높이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지 않은가. 비좁은 사무실에서 몇 달 몇 년을 기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과연 세계적인 기술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세계적인 기업의 '기업문화'라고 하는 것은 적어도 한 명의 천재가 다수의 성실한 사람들을 이끌고 무대포 정신으로 돌진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NHN과 많은 비교가 된다.

ps.
하루 간격으로(미국 시간으로는 같은 날) 이런 기사가 나왔다.
구글, 크롬 기반 OS 만든다

이거 참, 씁쓸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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