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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습관이란건 참 바꾸기 어렵다.
매일 아침 우유를 먹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전날 편의점에서 산 우유를 마셨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젖소 사진이 포인트.
정확한 일정을 짜고 온 여행은 아니었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다음날 둘러볼 곳을 정하곤 했다.
금요일이었던 이 날엔 일단 동경대를 보러 가기로 했다.
주말엔 학생들이 별로 없을테니까.
가는 길에 우에노 공원도 둘러보고..
출구가 수십개나 있던 우에노역이다.
갈아탈 수 있는 노선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NEX는 옆에 따로 역사가 있을 정도였으니..
우에노공원 방향을 찾아 헤매다가
안내 데스크에 있던 여직원에게 '스미마셍, 우에노 코-엥와...' 하고 물어봤다.
아마 일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내원에게 길을 물어봤던 것 같다.
친절하게도 일본어로 안내를 해주는데,
손동작이 가리키는 방향과 '미기(오른쪽)'이라는 말만 알아들었다;
안내원 말대로 역을 나와 오른쪽으로 가다보니 계단이 나오길래 올라갔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높은 빌딩과 낡은 철길의 조합이다.
우에노 공원은 일단 큰 공원이라 유명은 하지만 최근엔 비추천 코스로 알려져있다.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다가 노숙자들이 애용(?)하는 장소이다 보니
그리 깨끗하지도 않다.
평일이라 사람도 많지 않고 휑하니...
말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소망하는 것.
기원하는 것.
비록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은 작을지라도
이렇게 한 곳에 모아놓으면
신의 눈에도 잘 보이지 않을까.
여름엔,
저 푸른 연잎들 사이사이로
선분홍빛의 연꽃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피어난다고 한다.
평일 오전.
흐린 날씨에 한적한 공원.
혼자.
더 쓸쓸해지기 전에 공원을 빠져나왔다.
배도 적당히 고프고...
동경대 학생식당을 향해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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