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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건 참 묘한 힘을 가졌다.
내 몸을 돌아다니고 있는 피(수분) 속에
알콜이 일정 농도를 넘어서게 되면
여러가지 현상이 발생한다.
어지럽고
눈 앞의 물체가 좌우로 흔들리고
속이 끓고
졸리고
메스껍고
몽롱하고
가슴이 짠하고
사람들이 다 아름다워 보이고
예뻐보이고
솔직해지고
대담해지고
먼 옛날 저지른 실수가 떠오르고
잊었던 사람이 떠오르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고
대신에 주변 사람이 사랑스러워 보이고
내가 얼마나 취했는지 모르겠고...
웬만해선 술에 잘 취하지 않는 나지만
이렇게 많이 마신 날에는
비록 정신은 똑바로 차리고 있고
취한 사람 택시 태워 보낼 정도의 정신은 유지하고 있지만
가슴 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떠오르는 상념은
어찌할 수가 없다...
08. 02. 04.
거나하게 마시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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