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랩 가사의 아름다움 (rhyme)

zzun 2003. 12. 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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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곡 뒤에 들어가는 3류 랩이 아니라
정말 진정한 래퍼들의 곡들을 들어보면
정말 우리말을 잘 '쓴다' 는 기분이 든다.

여기, 최근 3집을 낸 주석의 노래 중 가사를 보자.

1. 주석 - 정상을 향한 독주 2
내 자신이 내게 바라/
는 끊임없는 재계발화/
철 같은 의지는 마치 체게바라/
투지를 불태워 더욱 세게 발화(發火)/
안되면 될 때까지 끝까지 되게 하라



2. 주석 - 의좋은 형제
그녀를 놓치기 전에 어서 택시에서 내려/
매봉까지 가기 전에 대치에서 내려/
대쉬해서 되려/
그녀에게 차이지말라는 내 배려/
아 맞다 근데 돈은 니가 내렴



단지 끝음절만 같은게 아니다.
끝에서부터 3-4음절의 모음을 거의 같게 배치하고
자음도 대게 같은 클래스에 속하게끔 한다.

우리말은 동사가 맨 뒤에 위치해서 이런식의 말을 만들기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직접 해본다면 결코 쉬운게 아니다. (물론 3류힙합에선 쉽다-_-)
또한 발음들이 영어처럼 물흐르듯 하는게 아니라
한글자 한글자씩 딱딱 끊어지는 스타일이라서 더 어렵다.
(그래서 실제로 'ㄹ'발음을 많이 활용한다)

Eminem의 가사를 보면,

1. Eminem - 8 Mile
Sometimes I just feel like
quittin I still might
Why do I put up this fight
why do I still write
Sometimes it's hard enough just dealin with real life
Sometimes I wanna jump on stage and just kill mics
And show these people what my level of skill's like
But I'm still white
sometimes I fuckin' hate life
Somethin ain't right
hit the brake lights
Case of the stage fright
drawin a blank like




가사를 소리낼때 축약, 생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듣다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린다. (에미넴의 능력이긴 하지만)
그리고 영어엔 원래 r 발음이 많고, 부드럽다.
그리고 위에서처럼 끝 단어의 모음을 맞추는 형식이
전형적인 랩의 형태다.
(자세히 보면 끝 단어 바로 앞 단어도 배치가 거의 같다.)


이런 가사맞추기를 대게 라임(rhyme)이라고 한다.
라임없이 플로우(목소리의 높고 낮음)만으로 랩을하는 래퍼들도 있지만
그럴려면 플로우가 아주 뛰어나야 한다. (like 개리, 명호)



힙합은 아직 대중적인 음악은 아니다.
그렇지만 매니아층에겐 그 어떤 음악보다 훌륭하고, 소중한 음악이다.
단지 댄스가수가 노래부르다 잠깐 쉴때 나와서
20여초간 열심히 지껄이다 들어가는 음악은 아니다. -_-
대중음악에 휩쓸려버린 철모르는 10대들이
힙합음악을 비하하는 발언or행동은 그만뒀으면 좋겠다.

peace-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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