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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로 힘내시고(?) 아소산을 내려가는 버스에 올랐다.

산을 내려가려는데 문득,
내가 언제쯤 이 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그 때의 나는 지금의 나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
이런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면... 사진 찍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모두 '지금의 나'를 훗날 기억하기 위해 시작한 취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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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버스는 아소역이 종점이 아니다.
아소역을 지나 우치노마키라는 시골마을까지 운행하는 버스였는데
2-3시간 여유가 있었던 우리는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작정 그 곳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우치노마키온천'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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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가 유창한 친구가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유명한 온천으로 가는 약도까지 그려주는 친절한 아저씨.
막차시간까지 확인하고 나서 버스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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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고 싶었던 '한적한 어촌마을'은 비록 아니었지만
조용하고, 정감있고, 평범하고, 여유가 있고, 한적했던 시골마을 '우치노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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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아저씨가 그려준 약도를 보면서 천천히 걸어가는 길.
이런 마을에도 편의점은 있다.




내가 갔던 8월말은 일본 선거철이라
이런 시골마을까지도 어렴풋이 유세방송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유세차량과 만나서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슝~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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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온천(뭐라고 읽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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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엔 온천에 관한 말이 있길래 여쭤봤더니..
이 마을엔 10개 정도의 온천이 있는데 100엔 온천은 다른 곳이고
여기는 10개 중 첫번째 온천(아마도 그래서 버스기사 아저씨가 소개해준듯)이고 500엔이라고 하셨다.
친절하게도 100엔 온천 가는 방법까지 알려주셨는데
우리는 죄송하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이 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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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이라는게 원래 대중목욕탕이랑 비슷한거지만
나름 노천탕도 있고 경치도 좋아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친구가 목욕 후에는 커피우유를 마셔야 한다며
병으로 된 구식의 커피우유를 자판기에서 뽑아 마셨다(우리나라의 바나나우유 같은건가 보다).
유리병 위쪽에 마개가 종이로 되어있는 방식이었는데
어떻게 여는지 몰라 낑낑대고 있으니 아주머니가 우릴 불러서 직접 열어주셨다.
'호호호' 웃으시면서 '당기는 타이밍이 중요한거에요~'라고 말씀하시는데
그 푸근한 미소가 어찌나 기분좋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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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와 인사하고 버스 막차시간에 맞춰서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둑해졌다.
가로등이 켜지고 가게마다 불빛이 들어오면서
시골마을은 서서히 감성적인 풍경화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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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발소.
빨간색 파란색 저 등은 만국공통인건가?

안에 들어가서 머리도 자르면서
말도 안되는 일본어로 대화도 해보고 싶었는데
버스 막차시간이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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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어둑해지니 과연 숙소까지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이런 마을이라면 하루쯤 묵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는 사이에 버스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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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도착한 아소역.

'고햐쿠로쿠쥬엔, 피프티 식스, 감사합니다.' 라고 3개 국어를 하시던
버스 기사 아저씨의 인사를 받으며 버스를 내렸다.
늦은 시간에 사람도 없었지만 여전히 택시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틀동안 단 한 차례도 연착이 없었던 기차가 제 시간에 오지 않자 불안했었는데
다행히 10분 정도 늦게 기차가 도착했다.

구마모토역에서 라면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우리의 본거지인 후쿠오카로 돌아가면서 길고 길었던 둘째날의 일정도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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