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Dead Poet's Society)

zzun 2006. 8. 25. 08:35
반응형

Peter Weir 감독 / Robin Williams 주연 / 1989년 作


"Carpe Diem"
영어로는 'Seize the day', 우리말로는 '현재를 즐겨라'. 나의 20대를 대표하기도 하는 이 말은 이 영화의 대표적 대사이자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즐겨라! 무엇을? 현재를.

그저 단순히 즐기라(enjoy)는 의미로 쓰여진 말은 아닐 것이다. 꿈이고 미래고 다 내팽겨치고 그저 오늘 하루 흥청망청 놀라는 말로 오해하진 말자. 때때로 너무나 압축된 진리의 표현은 철없는 자들에 의해 왜곡되기 쉽다. 고명하신 철학자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이제부터 악하게 살아도 되는건 아니니까.

요즘 보고있는 김형태의 <너 외롭구나>라는 책에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수많은 20대들의 고민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카운셀러로서 작가는 이렇게 충고한다. '두려워말고 부딪혀라', '너의 방황을 통해 먼 미래를 바라보라', '힘들더라도 현재의 생활에 최대한 충실하라'. 그렇다. 괴롭고 힘든 현실에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분노하지 말고 그저 '즐기라'.

'현재'라는 단어에 주목한다면 또 하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인생의 목표와 행복을 과거나 미래에 두지 말고 바로 현재에서 찾으라는 것. 수정할 수도 없는 과거라는 단어에 집착하지도 말고,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미래에 너무 얽매이지도 말고,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의 내 삶에 최선을 다하며 즐기라는 충고를, 흘려 듣지 말자.

청소년을 위한 영화라고 한다. 왜 나의 청소년 시기에는 이런 진리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가. 나를 가르치지 않은 누군가를 탓하는게 아니라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나를 탓한다. 그리고 아직 아무에게도 가르쳐주지 않은 나를 탓한다.

"Captain, oh my captain!"
누군가의 진심으로부터 이 말을 듣는 것이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