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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D90 | Manual | 1/100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0:08:19 12:12:29



달려든 새떼를 피해 버킹엄 궁으로 갔다.
정해진 시간에 근위병 교대식이 있다고 해서 갔는데 어쩐 일인지 철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다른 여행객들도 기다리는 것 같아서 나도 사진 찍으면서 앉아있었는데 영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근위병 교대식이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5초 만에 볼 수 있겠지만..
막상 여행지에서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내가 또 언제 런던에 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마음?
아쉬운 마음에 근위병을 계속 째려봤지만 정말 미동도 하지 않더라.


NIKON D90 | Manual | 1/160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0:08:19 12:17:31


철문이 굳게 닫힌 비컹엄 바로 앞 광장에는 근엄한 표정의 빅토리아 여왕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영국의 20세기 중 거의 대부분을 통치한 그녀는 오늘날 '잘사는 영국'을 만든 왕으로서 추앙받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상 곁에는 그녀의 국민들보다 인증샷을 남기는 여행객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
저렇게 편한 자세로 노숙(?)하는 분도 계시고...


NIKON D90 | Manual | 1/800sec | F/4.5 | 0.00 EV | 70.0mm | ISO-200 | 2010:08:19 12:19:12



첫 유럽여행이라 많이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사진이다.
브레송을 비롯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사진을 보면 고풍스러운 느낌의 건물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배경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는 건 맞지만
'좋은 표정'을 가진 사람이 훨씬 더 예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이번 여행을 통해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원하는 구도의 사진을 위해서는 용기가 더 필요할 것 같다.
모르는 사람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아직 너무 어렵다;


NIKON D90 | Manual | 1/200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0:08:19 12:30:22



이 사진도 벌써 2년 전이구나;
날은 많이 흐렸는데.. 잘생기지 않은 얼굴을 커버하기 위해 선글라스는 벗지 않았다.


NIKON D90 | Manual | 1/200sec | F/4.5 | 0.00 EV | 70.0mm | ISO-200 | 2010:08:19 12:39:59



한 여름에 보기만해도 땀이 날 것 같은 털모자를 쓰고 궁을 지키는 근위병 두 명.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발을 맞춰가며 앞뒤로 몇 번 왕복하고선 다시 원위치한다.
그런데 원위치하고 나서 봤더니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있더라.
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걸 보니 그냥 아르바이트인 것 같은데.. 어쩐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찾아보니 영상 찍어놓은 게 있어서 같이 올린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와 버킹엄을 에피타이저로 감상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런던의 메인코스를 돌 차례다.
그래서 드디어 도착한 트라팔가 스퀘어!!
내셔널 갤러리가 나를 부르고 있었다. 그토록 갈망했던 유럽의 미술관!


NIKON D90 | Manual | 1/250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0:08:19 13:03:22



사실 여행을 떠나기 전만 해도 역사적인 건물, 고풍스러운 시가지, 아름다운 야경 정도가 주 관심사였는데
돌아와서 보니 미술관만 잔뜩 돌아보고 온 여행이 돼버렸다.
수 백, 수 천 점의 미술품을 감상하고 지금 기억에 남는 건 몇 장 안되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 행복했다.

'내가 지금 영국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한 가운데서
Christ before the High Priest 라는 작품 앞에 앉아 15분째 같은 그림만 보고 있다' 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정말 무한한 행복감을 느꼈었다.


NIKON D90 | Aperture priority | 1/10sec | F/3.5 | 0.00 EV | 22.0mm | ISO-200 | 2010:08:19 13:28:24



내가 태어나 자란 곳과 이렇게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 혼자,
이렇게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낯선 도시를 탐험한다는 것.
혼자 여행을 떠나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 알지 못할 감정이다.

참고로 내셔널 갤러리 안에서 사진촬영은 금지다(2년 전에 죄송했습니다;).


NIKON D90 | Manual | 1/1000sec | F/3.5 | 0.00 EV | 18.0mm | ISO-200 | 2010:08:19 15:31:41



중세 미술품을 잔뜩 보고 나와서 감격한 모습(?)의 셀카.
...


- 2010. 08. 20. London, UK -



다음편은 피카딜리부터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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