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석규랑 생일 같다. 11월 3일이다. 뭐 생일 선물 사달라거나 챙겨달라거나 하라는 건 아니다. 그런데 외우기도 쉬운 11월 3일이 생일이다. 참고로 기활이도 11월 3일이 생일이다. 11월 3일은 학생의 날이고 11월 3일은 일본에서는 문화의 날이다. 굳이 기억하라는 것은 아니다. 외우기가 쉬운 날이고 알고 보면 대단한 날이라는 거다. 다시 강조하지만 생일 선물 사달라고 조르려고 이글을 남기는 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실제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와 연기력이 뛰어난 주연배우들. 전체적으로 <살인의 추억(새 창으로 열기)>을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였다. 다른 점이라면 범인 지영민(하정우 분)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형사들 앞에, 관객 앞에 버젓이 돌아다닌다는 점이다. '미지에의 공포'를 포기한 대신 관객들로 하여금 '잡아야 한다'라는 공감대를 형성케 함으로써 최고의 몰입도를 선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정우도 하정우지만 김윤석은 이제야 본인의 역할을 찾은 느낌이다. 설경구, 송강호, 최민식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면 약간은 오버일까나.
최근엔 잘 못보고 있지만 한때 네이버 영화 평점에 관심이 많을 때가 있었다. 평점순이 반드시 좋은 영화의 순서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 대중성과 작품성을 균형있게 평가한 잣대라고 생각해서였다. 100위 안에 드는 작품 중에 내가 보지 못한게 꽤 많길래 날 잡아서 잔뜩 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나온 모든 영화 중에 평점 1위는?
바로 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不能說的秘密)>이다. 대체로 최근에 나온 작품의 평점이 조금 높은 경향이 있어서 이 작품도 조만간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5천명이 넘는 사람이 평가한 현재까지도 9.36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정도면 궁금해서라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주걸륜(저우제룬)이라는 대만의 스타 배우이자 가수가 주연, 감독, 음악까지 맡았기에 전체적으로 그의 손길이 많이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곡을 썼고, 가수 데뷔 후 영화음악 작업, 그리고 연기까지 계속된 성공을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욕심쟁이 우후훗~!!
내가 음악영화를 많이 좋아하긴 하지만 이 작품은 음악보다는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더 매력적인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이와이 슌지 스타일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영상을 많이 느꼈다(물론 이와이 월드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한다-_-;). 일본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그 독특한 감성을 이제 중국이나 대만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몇 달 전에 봤던 <영원한 여름(새 창으로 열기)>도 그랬고...
<두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면서 친해지는 장면>
영화 전반에 깔리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참 좋다. OST 앨범을 구해서 듣고 있는데 역시 베리굿~!
不能說的秘密 OST - 路小雨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후반까지 계속해서 여주인공의 정체에 대해 추리를 하게 되는데, 여러 가지 장치를 통해서 허무하지 않도록 잘 배려했다. 이런 식의 영화가 쉽게 저지를 수 있는 '뻔한 결말'의 오류를 절묘하게 피해가면서도 감동적인 마무리로 이끌었기에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기에 좋은 영화다. 1월 중에 개봉할 것 같은데 정말 왕추천작이다.
Joe Johnston 감독 / Jake Gyllenhaal, Chris Cooper, Laura Dern, Chris Owen 주연 / 1999년 作
Mark Isham - October Sky (October Sky OST)
탄광촌,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님들, 광부가 아닌 자신만의 꿈을 쫓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꿈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시는 모습...
<옥토버 스카이>, <빌리 엘리어트(새 창으로 열기)>, 그리고 <훌라걸스>로 이어지는 비슷한 맥락의 영화들이다. <옥토버 스카이>는 제작년도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나온 작품이지만 가장 나중에서야 감상하게 되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새 창으로 열기)>으로 유명한 제이크 질렌홀이 주인공 호머 힉캠 역을 맡았는데 아직 메이저급 영화에 출여하기 전 10대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다(하지만 연기력은 전혀 풋풋하지 않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씨비스킷(새 창으로 열기)>에서 인상적이었던 크리스 쿠퍼가 주인공의 아버지 역으로 나와 매우 반가웠다.
우선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주인공 힉캠의 자서전 Rocket Boys가 원작이다. 제목 그대로 로켓을 발사하는 과학도의 꿈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탄광촌 아이들의 이야기다. 영화제목 October Sky의 철자를 뒤섞으면 Rocket Boys가 되기도 한다.
영화 내용이라면... 글쎄. 어쨌든 감동은 있었다. 새벽 2-3시쯤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어두운 방에서 혼자 화면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구성을 가진 두 편의 영화를 봤었기 때문에 큰 감명은 없었다. 그냥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빌리 엘리어트(새 창으로 열기)>가 더 감동적이었다. 더 슬프고, 더 공감되고, 더 뜨거웠다. 그렇게 <빌리 엘리어트(새 창으로 열기)>가 가슴으로 전해지는 영화였다면 반대로 <옥토버 스카이> 리얼리티를 바닥에 깔고 있기에 머리로 전해지는 영화였다.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보게 만드는 영화는 그리 흔치 않다.
그 아이들이 가졌던 과학도로서의 꿈. 결국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분명히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 나이가 들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서서히 잃어버리고 마는 것들이다. 오랜만에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미 식상하지만 또 나왔으면 하는 스타일의 영화다.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이런 영화가 계속해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John Carney 감독 / Glen Hansard, Marketa Irglova 주연 / 2006년 作
아일랜드라는 비교적 생소한 나라로부터의 음악 영화다. 감독과 두 주연배우까지 모두 뮤지션으로 이루어진 '진짜 음악영화' <원스(Once)>는 청소기 수리공이자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 '그'와, 역시 마찬가지로 거리에서 꽃을 팔거나 가정부 일을 하면서 피아노를 좋아하는 '그녀' 두 주인공의 음악적, 심리적 교감을 다룬 작품이다. 두 주인공에게 특별한 이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는 남자가 길거리에서 기타와 함께 부르는 노래로 시작하는데 처음엔 그냥 평범한 노래 같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강한 호소력이 묻어나는게 인상적이었고,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과 더불어 마음을 크게 동요케 하는 곡이었다. 그렇게 감동적인 곡으로 시작해서 영화 내내 마치 십 여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끊임없이 새로운 곡들을 쏟아내는 이 작품은 노래가 등장하는 상황과 노래 가사, 그리고 주인공들의 연기를 연결시켜 감상하는게 포인트다.
남자 주인공역을 맡은 글렌 핸사드는 영국의 유명한 인디밴드의 보컬로 활동중이고, 여주인공 마케타 잉글로바는 체코의 작곡가, 감독인 존 카니는 베이시스트 출신이라고 한다. 영화의 모든 곡은 두 배우가 실제로 만들고 불렀으며 작년 미국 개봉 시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라이브로 부르는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본인이 첨부한 곡은 지난 여름 미리 발매된 OST의 'Say it to Me Now'라는 곡으로 글렌 핸사드의 솔로곡이다. 남자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길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여자가 다가와 처음으로 말을 거는 장면. 노래는 짧지만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노래였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영화였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결국 '음악'에만 모든 것을 집중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음악은 정말 훌륭하지만 과연 '영화'로서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으로 남는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보다 조금 어둡고 투박하지만, 더 서정적이고 센티멘탈한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Richard LaGravenese 감독 / Hilary Swank, Patrick Dempsey 주연 / 2007년 作
(이 글에는 영화 내용의 일부가 있습니다.)
인종 간 분쟁. 어떻게 보면 우리 나라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미국 내에서는 그들의 생존이 걸린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최근의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하여 각종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프리덤 라이터스>는 미국의 어느 작은 고등학교에서 한 초짜 선생님과 다양한 출신의 학생들이 이루어낸 작은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길거리에 나서기만 하면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애들을 한 교실에 앉혀 놓고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참 무의미한 일처럼 보인다. 그들의 말대로 문학작품은 가진 자들의 여유일 뿐이고 그런 쓸데 없는 짓 보다는 당장 눈 앞의 총알을 피하는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 그런 학생들을 모아놓고 선생님(백인)은 2Pac이나 Snoop Dogg 같은 흑인 래퍼들을 언급하며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을 결정적으로 바꾸게 된 계기는 하나의 게임에서 비롯되었다. 교실에 작은 선을 하나 그어놓고 한 그 게임에서 선생님은 그들이 피부색만 다를 뿐 같은 환경에 살고, 같은 고통을 겪었으며 그 고통이 누구 하나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아픔임을 깨닫게 해준다. 그렇게 한 번 마음을 연 아이들은 그 후 선생님의 노력에 보답해가며 진정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실화로 만든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그루웰 선생님의 교육방식이다. 물론 이혼까지 당할 정도로 과도하게 열정적이었던 면은 있지만 학생들을 생각하고 아끼던 그 정성과 더불어 아이들의 마음까지 움직이게 한 그녀의 교육 방식은 진심으로 존경스럽고 감동적이다.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의 변화가 느껴질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항상 교육 정책의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을 생각해볼 때는 조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 '정신'은 잃지 않아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루웰 선생님이 갖고 있던 진정한 교육의 정신을 가슴 속에 새긴 채로 현실적인 교육을 해나가야 하는게 아닌가? 우리 나라에 그런 선생님이 과연 몇 퍼센트나 있을까? 교육이 목적이 아니라 안정된 직장을 목적으로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은 꼭 봐야할 영화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열연했던 힐러리 스웽크가 선생님 역을 맡았고, <그레이 아나토미>의 McDreamy 패트릭 뎀시가 그의 남편 역을 맡았다(사실 그리 큰 비중은 없다-_-;).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주옥같은 힙합 음악들도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그들의 이야기가 담긴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라는 책과 그들을 변화시킨 책 <안네의 일기>는 반드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블록버스터 영화만 봐서 안구가 좀 건조하신 분들은 늦은 밤 이 영화를 한 번 감상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