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가야역에서 내린 이유는 야스쿠니 신사로 가기 위해서였다. 일본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뉴스에서 들어봤을 법한 이름이다. 애초엔 메이지유신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A급 전범들을 위패를 안치함으로써 일본 국민들에게 영웅화 내지는 신격화 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본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곤 한다. 그만큼 세 나라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했고 도쿄까지 와서 그냥 지나치고 싶지는 않았다. 과연 어떤 곳인지 알고 싶었다.
신사는 생각보다 매우 컸다. 이치가야 역에서 가자니 신사의 뒷쪽이라 정문쪽으로 한참이나 더 걸어가야 했다. 그리고 정문에 딱 도착한 순간 거짓말처럼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한 하늘과 큰 기둥이 위압적으로 다가왔다.
신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건물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손을 모으고 참배하는 모습이 보였다. 앞에 서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한장 찍었는데 순간 매우 기분나쁜 느낌이 온 몸에 퍼졌다. 더 이상 그 곳에 있고 싶지 않아 가장 가까운 출구로 밖으로 나와버렸다.
긴자를 떠나기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Soup Stock Tokyo라는 가게가 보였다. 무심코 지나가다가 '감자탕'이라는 글씨가 눈에 들어와 자세히 읽어봤다. 죽 종류의 음식을 머그컵 정도의 용기에 파는 가게였다. 반쯤 익힌 달걀과 함께 나오는데 브런치 정도로 먹으면 적당할 듯. 내가 먹은건 7가지 재료가 혼합된 일본식 뭐시기였는데 꽤 먹을만했다.
출구가 수십개나 있던 우에노역이다. 갈아탈 수 있는 노선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NEX는 옆에 따로 역사가 있을 정도였으니..
우에노공원 방향을 찾아 헤매다가 안내 데스크에 있던 여직원에게 '스미마셍, 우에노 코-엥와...' 하고 물어봤다. 아마 일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내원에게 길을 물어봤던 것 같다. 친절하게도 일본어로 안내를 해주는데, 손동작이 가리키는 방향과 '미기(오른쪽)'이라는 말만 알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