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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2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참 오래도 가방에 들어 있던 책이다. 수업이나 취업 준비, 직장 생활 같은 핑계거리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수필집 같기도 시집 같기도 한 이 책의 특성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더디게 읽어 나갔던 것 같다. 게다가 부족한 내 식견으로 이해하기에는 20년간의 편지들에 담긴 뜻이 너무 깊은 것이기도 했다. - 독서는 타인의 사고를 반복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생각거리를 얻는다는 데에 보다 참된 의의가 있다. (p.24) 유독 적었던 지난해의 독서량은 마땅히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그래도 이 한 권의 책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얻었다는 것에는 만족하고 있다.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벤치에서, 화장실에서, 까페에서 신영복 선생의 편지 한 통을 읽고 나면 그 자리에서 책을 덮고 한참이나 생각에 빠지곤 했다. 20대 초반에 가졌..

리뷰/책 2008.07.08

벽 속의 이성과 감정 - 신영복

중에서... ===================================================================================================== 갇혀 있는 새가 성말라 야위듯이 두루미 속의 술이 삭아서 식초가 되듯이 교도소의 벽은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날카롭게 벼리어놓습니다. 징역을 오래 산 사람치고 감정이 날카롭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감정이 폭발할 듯 팽팽하게 켕겨 있을 때 벽은 이성(理性)의 편을 들기보다는 언제나 감정의 편에 섭니다. 벽은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산화(酸化)해버리는 거대한 초두루미입니다. 장기수들이 벽을 무서워하는 이유의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벽의 기능은 우선 그 속의 것을 한정하는 데 있습니다. 시야를 한정하..

스크랩북/유용 200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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