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海邊のカフカ, Kafka on the Shore)

2006.12.14 01:04리뷰/책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지음 /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펴냄


읽은지 4개월 정도 된 것 같다. 그런데도 조금은 긴 2권 분량의 내용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만큼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던 작품. 사람들이 하루키를 좋아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다. 개인적으론 <상실의 시대>에 이어서 두 번째 작품이었는데 전편 못지 않게 좋았다.

우선은 두 가지 이야기가 한 챕터씩 번갈아가며 진행되다가 결말에 다다라 하나로 이어지는 식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고양이와 대화하는 할아버지 나카타와 열다섯 살의 소년 카프카.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재밌고 흥미로웠다.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 곁에서 '까마귀 소년'이라는 이름으로 하루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15세 소년이 겪어야만 하는 과정에 대한 조언이 아닐까 싶다. 혹자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선과 악의 대립, 혹은 내면적 자아의 성장과정을 그린다고도 하는데 그야 해석하기 나름이고 따지고 보면 다 같은 얘기다. 처음 집을 나섰던 그 다무라 군과 집으로 돌아가는 다무라 군은 분명 다른 사람이라는걸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충분했다.

하루키 작품이 다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책을 읽으면서도 어떤 구체적인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거다. 삽화 하나 없는 책이지만 그 도서관, 그 방, 그 그림, 그 숲의 이미지가 너무도 생생히 그려지고 그녀의 노래가 귓가에 들리는 듯한 느낌은 그저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라 할지라도 정말 놀라웠다. 나의 상상력이라기 보다는 하루키의 필력이라고 하는 편이 맞다.

읽고 나서 '프란츠 카프카'의 책을 한 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다가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영화, 하고 싶은 공부도 많으니 이 젊은 날의 시간이 어찌나 부족하기만 한지... 그런데 아직도 정신못차리고 게임이나 웹서핑 따위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나도 참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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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sbnet21.com BlogIcon 조나단봉2006.12.14 22:18 신고

    젊은 날... 결혼도 해야지... @.@;
    암튼 쭌박사 이제 책도 많이 읽고... 얄구진 여비를 능가하거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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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zzun.net/tt BlogIcon zzun2006.12.14 23:59 신고

      맨날 결혼타령이고 ㅋㅋ
      책은 아무리 읽어도 모자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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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jeonghoon.com BlogIcon 김정훈2006.12.15 02:20 신고

    상실의 시대라고 하니 나상실이가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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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2006.12.17 18:42 신고

    난 이 책 보구 하루키가 슬럼프에서 약간은 벗어났군 했는데...
    이야기 구성이 조금 작위적으로 끼워맞추려는 게 읽다보면 눈에 살짝 살짝 띄기 때문에 하루키 특유의 신선함이 좀 반감되는 느낌이었거든. 전체적으론 좋았지만 '하루키 브랜드'란 걸 감안하면 좀 김이 샌다고 할까?
    이런 형식 좋아하면 하루키의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언제 한번 봐라. 하루키의 대표작에 드는 책이지.

    언론에선 '해변의 카프카'를 하루키 역대작 중 대표작에 끼일 대작이라고도 하던데... 글쎄~ 난 예전 작들에 비해 오히려 더 떨어지는 거 같던데.

    카프카는 '변신'이랑 '유형지에서' 추천~! ㅎㅎ
    <- 이 사람 책은 따로 연구회 활동하는 인간들끼리도 평이나 이해가 제각각이라서... 아주 책을 어렵게 쓰는 사람 중에 하나지. 책 분량은 적은데도 무슨 말인지 몇번이나 되씹어 봐야 되는 골 아픈 작가라서 말야. 언제 시간되면 한번 시도해봐~ 카프카는 읽을 가치가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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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zzun.net/tt BlogIcon zzun2006.12.19 10:11 신고

      이야~ 역시 박학다식한 종태..
      난 하루키 책을 이제 2권째 읽는거라 그런지 나름대로 괜찮더라~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도 소문이 자자해서
      기회가 되면 읽을까 생각중

      그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도 책을 살려고 서점까지 갔다가 마음이 바뀌었던 경운데 -_-; 아무튼 이제 서울도 오고 티비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오윤이꺼 빌려쓰는중) 하니 책이나 많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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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2006.12.20 00:06 신고

      ㅋㅋ박학다식은 무슨 ㅡ. ㅡ;;
      할일은 없고 시간은 남아돌아서 이 책 저 책 탐독한 결과지^^;;
      대학에서 내 전공은 안 듣고 남의 전공수업으로 교양수업을 대체한 결과이기도 하고 말야ㅋㅋ

      인턴은 할만 하냐? 회사까지 왕복하려면 그것만으로도 피곤할 거 같은데??
      오윤군 자취방이 안 어울리게 '아주 검소'하고 '제법 깨끗'하다는 소문은 나도 들었다ㅋㅋ
      조만 참아봐~ 1월에 웅배가믄 아주 시끄러워질 듯~ㅋㅋ
      아! 그럼 책은 못 읽겠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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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www.filmstyle.net BlogIcon filmstyle2006.12.20 16:44 신고

    저도 너무 좋아하는 작품중 하나입니다! 혹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읽어보셨나요? 카프카보다 벅찬 성장기의 느낌은 덜하지만, 하루키특유의 묘사력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최근작 어둠의 저편은 개인적으로 별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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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vicon of http://zzun.net/tt BlogIcon zzun2006.12.20 20:44 신고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는 아직 못 읽었어요..
      하루키 작품 읽어보신 분들은 하나같이 추천하시는 작품이던데
      저는 아직... -_-; <어둠의 저편>은 별로라는 평이 많구요~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