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북큐슈 여행기 - 10 : 나가사키

여행 나흘째 아침이 밝았다.
3일간 너무 열심히 돌아다녔다는 핑계로 조금 느지막히 일어났더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나보다 일정이 하루 짧은 친구는 이날 배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가기로 되어 있었고,
나는 나가사키를 다녀오는 일정을 계획했다.
(원래는 나가사키에서 1박을 할 계획이었지만 무슨 일인지 모든 숙소가 예약불가였다.)

모처럼 늦잠도 자고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고 나서, 이제는 내 집같이 편안한 하카타역으로 나갔다.



철도 승무원 아저씨

철도 승무원이나 역무원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가방을 메고 역에서 나오는걸 보니 퇴근하시는 듯.
우리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가 된 일본은 어딜 가나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친절한 노인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일단 하카타역을 지나 요도바시 카메라를 들렀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추가메모리까지 다 써버렸기 때문에 새로 메모리를 구입했는데
큰 맘 먹고 거금 들여서 제일 큰 용량으로 사버렸다.
큰걸 사 놓으면 언젠간 쓸 일이 있겠지 하면서...

난 원래 뭐든 잘 지른다.



친구와 작별이다.

비록 떨어져 살고 있지만 힘든 군시절을 함께 했기 때문인지 정이 가는 친구다.
사고방식은 조금 독특하지만 그만큼 창의적인 재능이 많다.
언젠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고 가끔 생각함.



하카타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열차를 탔다.
혼자가 되니까 다소 외롭긴 해도 진짜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더라.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방법은 간단하다.
JR특급 카모메를 타고 가면 되는데 초반엔 좀 지루한 경치지만
1시간쯤 지나면 해변가를 따라 달리기 때문에 경치가 꽤나 좋다.




큐슈 여행을 계획하면서 하고 싶었던 두 가지.
바다가 보이는 기차 타기, 그리고 소박한 어촌 마을에서의 1박.
일정상 후자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래, 뭐든 한 번에 다 이루면 재미없지.



하카타에서 나가사키까지 타고 온 열차는 '카모메(갈매기)'다. 좀 닮았나?
일본은 변태적 성향(?)과 만화적인 순수함이 공존하는 신기한 곳이다.



나가사키역에 도착했는데 이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줌마들이 역 앞에 줄지어있고 택시들도 잔뜩 대기중이다.
그러고보니 기차안에서도 전과 다르게 복도까지 승객이 가득 차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가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라는 69년생-_- 영화배우겸 가수가
이 날 고향인 나가사키에서 대형 콘서트가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나가사키현 주민을 대상으로 한 5만명 무료초대공연!
그러니 아줌마들이 저렇게 넘처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모든 호텔이 예약불가인 것이었다. -_-;



일단 역에서 가까운 곳부터 들렀다.
'일본26성인순교지' (참고로 본인은 천주교 날라리신자)
나가사키역에서 걸어서 갈 정도로 매우 가깝다.



외국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26명이 순교한 곳.
조용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경건해졌다.





성당의 모습이나 외벽의 그림이 모두 독특하다.



난 언제나 성당의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좋다.
그리고 지역마다, 나라마다 다른 모습이면서도 공통적인 무언가가 느껴져서 더 좋다.

내가 여행을 다니면서 성당을 꼭 들르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다.



나가사키역 주변의 상가지역.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근처에 있는 다른 성당.
잘 기억나진 않는네 아마도 '나카마치 성당'이었던듯?
성당이 있다길래 그냥 무작정 찾아갔다.
(검색해보니 이 곳도 순교 16인의 기념성당이고, 피폭 이후 재건축된 것이라고 함)




일본은 어딜가나 사찰이 많기 때문에 이 곳(후쿠사이지)도 들러봤는데
불상이 우리나라와 다르게 매우 기분 나쁜 모양으로 세워져 있어서 입구에서 바로 돌아 나왔다.



호리키타 마키, 김래원 그리고... 정찬우?

날씨가 너무 더워서 편의점에서 포카리 스웨트 비슷한 음료수를 샀는데
이건 뭐 뿌리까지 꽝꽝 얼어있다.
역시 후덥지근한 지방이라 그런지 음료수 하나를 팔아도 확실하게 판다.


이제 나가사키 시내를 통과하는 전차를 타고
나가사키 원폭투하와 관련된 장소들을 구경하러 북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