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1세기형 스타, 허경영과 레이디 가가

zzun 2009. 10. 16. 17:25
반응형
허경영과 레이디 가가

17대 대선 후보이자 일명 '허본좌'로 통하는 허경영과 온갖 엽기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레이디 가가. 요즘 이 두 사람을 보고 있자면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21세기형 스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도를 넘어선 거짓말과 풍기문란으로 몇 십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철창행을 면치 못했을(물론 허경영은 다녀왔지만;)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묘한 공통분모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허경영은 그의 거짓말 속에 진정성이 있다는 모순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성이란 그의 발언의 사실여부를 따지는게 아니라 그의 말과 행동에서 얼마나 진심이 느껴지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누가 봐도 거짓인 이야기를 일관성있게 사실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억지스럽기는 하나 치밀하거나 교묘하지는 않기 때문에 반감을 사지 않고 웃어 넘길 수가 있는 것이다. 결국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사실이 아님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이러한 모순 속에서 대중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진중권 교수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현실과 픽션이 뒤섞인 형태(리얼버라이어티, 관찰카메라 등)를 좋아하는 것이 현재 디지털세대의 특징이며 이러한 허경영 신드롬(?)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기성세대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를 구속시켜버렸다고 말하면서 실소를 터트렸다.

허경영

저 눈동자를 보라 ㅋㅋ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사진을 올리기가 민망할 정도로) 독특한(?)의상과 파격적인 퍼포먼스,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열정적이고 사람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가수이다. 남들이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패션이나 공연을 시도함으로써 문화적인 선구자 역할을 인정받고 있지만 동시에 문화적인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망사옷은 기본이고, 속옷차림(?)에 피범벅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가슴에서 불꽃이 폭발(?)하는 그녀의 무대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고 욕설을 퍼붓기도 하지만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행위를 일종의 유머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허경영의 공중부양 발언에 배꼽을 잡는 그의 매니아층의 특성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레이디 가가

그나마 양호한 사진;


그렇다고 내가 허경영 만세를 외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이러한 문화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기성세대(?)들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 때는 나도 허경영 같은 사람은 구속시켜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었지만 요즘의 행태를 보자면 그저 단순한 엔터테이너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영상 초반에 비위 상하는(?) 장면이 있으니 주의 요망)

요즘 퇴근길에 운전하면서 매일 레이디 가가의 'Money Honey'를 크게 듣는다. 듣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다 날아버리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진다.


반응형